미 언론 "이대호, 백업 경쟁 벌이게 될 것"

　

이대호(34)가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갈 길이 멀다.

현지에서는 "이대호가 주전이 아닌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며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시애틀 구단은 4일(한국시간) "이대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 선수로 합류시킨다"고 발표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는 "시애틀이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면 최대 400만 달러(약 48억7천만원)를 받을 수 있다"고 전하며 "최근 시애틀은 좌타 1루수 애덤 린드를 영입했다. 우타자 이대호와 계약하며 플래툰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애틀은 이대호를 40인 로스터에 포함했다. MLB 로스터는 25명으로 제한한다. 이대호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진짜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 예상과 달리 연봉 400만 달러 는 25인 로스터 진입은 물론 모든 인센티브 조건들을 충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알려졌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이대호는 1루수 경쟁이 가능한 또 하나의 우타자 요원"이라며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에서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우리 팀에서 어떻게 그 능력을 발휘할 지 흥분된다"고 말했다. 우선 이대호는 시애틀의 스프링캠프에 초청돼 로스터 진입을 위해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게 될 것 전망이다.

현지 언론들은 이대호가 당장 1루수 주전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CBS스포츠는 “체형 때문에 1루수와 지명타자로 한정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아담 린드를 보완할 플래툰 경쟁을 벌일 것이다. 전반적으로 주전으로 하는 길이 명확하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평가했다.

시애틀의 주전 1루수는 아담 린드(33)다. 지난 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타율 0.277, 20홈런, 87타점을 기록한 린드는 지난해 12월 트레이드를 통해 시애틀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왼손투수를 상대로는 통산 타율이 0.213에 그친다. 지난해엔 왼손투수로부터 홈런을 하나도 뽑아내지 못했고, 타율도 0.221에 그쳤다. 왼손 투수가 선발로 나온다면 린드보다 오른손 타자를 기용한 편이 낫다. 지역지인 시애틀타임스는 "이대호가 헤수스 몬테로, 가비 산체스와 1루수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이대호의 경쟁자는 주전 린드가 아니며 백업 선수인 몬테로, 산체스 등인 것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