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사재를 내놓는다.
규모는 채권단과 추후 협의
31일 금융당국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달 29일 채권단에 제출한 최종 자구계획안에 현 회장의 개인 재산 출연을 넣었다.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현대유앤아이 등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담보로 돈을 빌린 뒤 현대상선 부채를 상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재출연 규모에 대해서는 채권단과 협의를 해야 한다. 현대증권 재매각 추진과 부산신항만 터미널 등 자산 추가 매각도 자구안에 포함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자구안에는 현대상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제출한 자구안을 바탕으로 이번 주부터 협의에 들어간다.
협상이 타결되면 채권단은 출자 전환과 채무 연장 등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상선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현대그룹은 2013년 말 3조3000억원대 자구계획을 마련한 뒤 실행에 나섰으나 현대증권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강병철·이수기 기자 bong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