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부상' 흥국생명 4연패…PO 진출 위기

중앙일보

입력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외국인 공격수 테일러 심슨(23·미국)의 부상으로 위기에 빠졌다.
흥국생명은 3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16-25, 12-25, 24-26)으로 졌다. 4연패에 빠진 흥국생명은 13승11패(승점36)로 3위를 지켰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긴 도로공사는 4위(10승13패)로 한 계단 올라섰다. 도로공사는 5위 GS칼텍스와 함께 승점 30점이 되면서 플레이오프(PO) 진출 마지노선인 3위 자리를 위협하게 됐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도로공사에 4전4승으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무기력했다. 에이스 테일러가 빠진 공백이 컸다. 테일러는 훈련 도중 오른발 족저근막염으로 재활 중이다. 지난 27일 현대건설전에도 나오지 못했다. 흥국생명 트레이너는 2~3주 진단을 내렸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테일러는 앞으로 남은 경기도 출전이 불투명하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나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사실상 테일러 교체도 고려 중이다. 외국인 선수 교체는 6라운드가 시작 전인 2월 12일까지 가능하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14명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박 감독은 "교체도 생각하고 있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중에서만 뽑아야 해서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21경기에서 506득점을 기록한 테일러가 빠지자 도로공사는 펄펄 날았다. 시크라가 20점을 올리며 활약했고, 황민경도 10점을 보탰다. 흥국생명은 이재영이 11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오른쪽 발목 부상인 정시영도 통증을 무릅쓰고 나왔지만 3점에 그쳤다. 3세트에서는 24-24 듀스를 만들었지만 해결사가 없었다. 한 방을 때려줄 선수가 없었던 흥국생명은 24-26으로 졌다. 박 감독은 "뛰어나지 않아도 외국인 선수는 필요하다. 국내 선수들도 흔들리고 있어 걱정"이라며 "테일러 거취에 대한 결정이 나기 전까지 팀 조직력을 강화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에 위기가 닥치면서 도로공사는 PO 진출 희망을 갖게 됐다. 박종익 도로공사 감독대행은 "3위에 올라가는 것은 자력으로는 어렵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어려운 상황이라 가능할 수도 있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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