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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필 차기 음악감독에 야프 판 즈베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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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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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지휘자 야프 판 즈베덴(Jaap van Zweden·55·사진)이 뉴욕 필하모닉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정됐다.

네덜란드 출신…2018년 취임 예정
뉴욕 줄리아드에서 바이올린 배워

뉴욕 필은 27일(현지시간) 판 즈베덴이 내년 여름 공연을 끝으로 뉴욕 필을 떠나는 앨런 길버트 현 음악감독의 뒤를 이어 26번째 음악감독으로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판 즈베덴은 2017년 음악감독 내정자 자격으로 몇 주간 연주회를 지휘하고, 2018년부터는 음악감독으로 연간 12주의 연주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암스테르담 출신의 판 즈베덴은 피아니스트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다섯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15세에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에 진학해 사라 장의 스승인 도로시 딜레이에게 배웠다.

19세 때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악장으로 임명된 판 즈베덴은 수많은 거장들의 지휘를 눈앞에서 보고 익혔다.

재능을 알아본 레너드 번스타인은 그를 베를린에 초청해 리허설 지휘를 맡겼다. 판 즈베덴은 1997년부터 전업지휘자로 활동했다. 헤이그 레지덴티 오케스트라,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의 수석 지휘자를 역임했다.

현재 그는 댈러스 심포니와 홍콩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이다. 브루크너, 말러, 바그너와 베토벤 등 정통 독일 관현악 레퍼토리를 즐겨 지휘한다.

그동안 뉴욕 필은 앨런 길버트의 후임 음악감독 선정에 난항을 거듭했다. 수년 전 음악감독으로 추대됐던 리카르도 무티가 고사했고, 최근 에사 페카 살로넨도 “작곡을 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제안을 거절했다.

현재 음악감독 앨런 길버트는 뉴욕 필의 수장이 된 최초의 뉴욕 태생 지휘자였다. 하버드와 커티스 음악원에서 공부했고, 부모가 모두 뉴욕 필 단원이어서 화제가 됐다.

뉴욕 필 측은 뉴욕에서 바이올린을 공부한 새 지휘자 판 즈베덴의 임명을 “홈 커밍”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판 즈베덴은 화가인 아내 알체와 3남 1녀를 두고 있다. 둘째 아들이 자폐증을 앓아 자폐아동 관련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2000년에는 아내와 공동으로 자폐아동의 음악치료를 후원하는 ‘파파게노 재단’을 설립했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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