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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언제 행복한가요?” 미국과 한국에서 물었더니…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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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민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2014년 UN이 발표한 세계 행복 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156개국 중 41위였다. 패션 매거진 '엘르'가 42개국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라 묻자 세계 여성의 약 70%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한국은 약 40%만이 행복하다고 했다. 또한, OECD의 2013년 23개국 어린이·청소년의 행복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금 행복한가? 수치로 본 대답은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10월 동탄국제고 1학년 학생들은 각각 미국과 유럽으로 현장 체험 학습을 다녀왔다. 각 팀마다 하나씩 프로젝트 계획을 세우고 떠난 여행이다.


기자가 속한 조의 주제는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행’. 우리는 잃어버린 행복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내기 위한 인터뷰를 미국의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했다. 상대적으로 항상 높은 행복지수를 기록하는 미국의 사람들은 한국과 다른 특별한 행복의 기준이 있을까.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30명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 사람들은 다양한 대답을 했다. 한 여성은 "여행을 다니는 것이 크나큰 행복"이라고 했고, 센트럴 파크에서 책을 읽고 있던 한 남성은 "내게 맞는 책을 찾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유니언 스퀘어에서 그림을 그리던 노인은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해 나아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이는 "예수님을 믿고 자신의 영혼을 깨끗이 하는 것이 행복에 다가가는 여정"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며 신기한 우연 혹은 인연도 있었다. 인터뷰를 시도한 사람들 중 '결혼 50주년' 혹은 기념일이라고 얘기한 부부와 커플이 굉장히 많았다. 이들은 자신의 옆에 있는 동반자, 애인이 바로 자신의 행복이라고 대답하곤 했다.


이틀에 걸쳐 인터뷰를 했지만 특별한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대부분 평범한 이야기를 했다. 바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가족·친구·건강 등 어찌 보면 항상 진부하게만 여겨왔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진부하고 식상한 일상이 알고 보니 행복으로 통하는 지름길이었다.

한 어린 여자 아이는 "내가 외롭지 않도록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참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대단하고 거창한 대답을 기대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던 것이 새삼 부끄러워지는 솔직하고 순수한 답변이었다. 행복은 참으로 우리 곁에 만연한 것이었다. 우리는 왜 이러한 소소한 행복들을 놓치고 사는 것일까. 이 사실을 다른 많은 이들이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한국의 고교생에게 행복에 대해 묻자 급식 먹으려고 줄 섰는데 1등일 때 행복하다 등의 소박한 답변이 나왔다. [사진=중앙포토]

잠시나마 자신에게 행복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도록 이번에는 한국의 고등학생들에게 ‘소소한 행복의 순간’은 무엇인지 인터뷰를 해 보았다. 고등학생들은 나이답게 소박하고 귀여운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한 학생은 "급식 먹으려고 줄 섰는데 1등일 때 행복하다"고 대답했고, 또 다른 학생은 "신호등 건너려고 섰는데 신호가 바로 녹색 불로 바뀔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강아지랑 있을 때, 혹은 드라마를 볼 때, 아니면 이른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덕질(?)을 할 때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 외에 "겨울에 이불 속에서 귤 까먹으며 TV볼 때", "여름에 에어컨 혹은 선풍기를 틀고 이불 덮고 있을 때", "풀기 어려워 보이는 수학 문제를 내 힘으로 풀었을 때", "거울 볼 때"와 같이 구체적이고 독특한 일상의 행복이 한국의 고교생에게도 있었다.

행복이란 거창한 게 아니다. 우리 모두는 어쩌면 그 사실을 마음 속 깊이 알고 있음에도 무시하고 계속해서 빡빡하고 거대한 행복의 기준을 만들고 있었던 건 아닐까. 소소한 행복들을 돌아보고, 감사하자. 어찌 됐든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닌가.

글=박경민(동탄국제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동탄국제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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