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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이란 자동차사와 생산 제휴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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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기업들은 인구 8000만 명의 자원부국 이란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건설업계가 가장 적극적이다. 인프라 구축 공사와 원유 개발을 위한 플랜트 프로젝트가 많이 나올 전망이기 때문이다.

“토목·건축 발주 정보 수집하라”
대우건설, 본사 인력 추가 파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란 건설시장 규모는 올해 496억 달러(약 60조원)에서 2017년 547억 달러(66조원), 2018년 618억 달러(74조원)로 커진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0월 설립한 이란 지사에 다음달 3~5명의 본사 인력을 추가로 파견한다. 대우건설의 조도연 글로벌기획팀장은 “토목 분야는 물론 건축 분야까지 경제 재건을 위한 다양한 공사가 발주될 것으로 보고 발주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도 지난해 말 이란 지사를 만들었다. GS건설의 홍순완 팀장은 “이란 경제제재 기간에도 두바이 지사를 통해 이란 측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그동안 수집한 정보 등을 활용해 항만·도로·병원 등의 공사에 입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참여키로 한 16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도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는 다음달 말 현지 철강사인 PKP와 제철소 건설과 관련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란에서 건설하는 제철소는 약 2조원 규모”라며 “포스코가 일정 부분 지분 투자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쇳물부터 다양한 철강제품까지 생산 가능한 일관제철소 건설은 파급 효과가 큰 프로젝트다. 이번 사업에서도 먼저 포스코 건설이 현장에 진출해 제철소를 짓고, 다른 협력업체들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도 분주하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란 자동차 시장이 경제 제재 전엔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중형 세단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이란 국민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트렌드가 없는 상태”라며 “이란 국민의 주머니 사정과 취향을 고려한 새로운 전략 차종을 선정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는 1993년 현지 국영 자동차 업체인 ‘사이파’와 협력 관계를 맺었었다. 프라이드를 반조립 상태에서 수출하고 이란 현지에서 완성품으로 만들어 파는 방식이다. 기아자동차는 과거의 협력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지 타진 중이다.

종합상사도 이란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주재원 2명을 포함한 5명의 직원이 이란에서 철강과 화학제품 중심으로 트레이딩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트레이딩의 규모를 더욱 늘릴 계획이고, 발전소 건설 같은 대형 프로젝트의 발주 정보를 미리 알아 전체 판을 설계해주고 수수료를 받거나 삼성물산이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종선·박성민·최현주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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