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소득, 겁없는 신인 이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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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에게 지며 2위 싸움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소득은 있었다. 신인 이한비(20)의 가능성을 엿봤다.

흥국생명은 2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서 세트 스코어 1-3(16-25 22-25 25-16 19-25)으로 졌다. 3연패에 빠진 흥국생명은 시즌 13승10패(승점36)가 되면서 2위 현대건설(15승6패·승점44)과 격차가 벌어졌다.

흥국생명은 경기 전부터 패색이 짙었다. 외국인선수 테일러가 발목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정시영도 발목을 다쳐 공윤희와 신연경이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1세트를 힘없이 내줬다.

그러나 2세트는 달랐다. 이재영에게 집중되던 공격 루트를 이한비에게도 돌린 것이 주효했다. 1세트 막판 교체 투입된 이한비는 2세트에서는 선발로 나섰고, 7득점을 올렸다. 날카로운 서브와 블로킹까지 선보였다. 계속해서 코트를 지킨 이한비는 4세트 후반 중앙 후위공격까지 성공시키면서 주포 이재영(20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2점을 올렸다. 막판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격 성공률은 27.8%까지 떨어졌지만 모두를 놀라게 한 활약이었다.

키 1m77㎝의 이한비는 2015-2016 드래프트 1라운드 3번으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신인이다. 원곡고를 졸업하고 청소년 대표를 거친 그는 테일러에 밀려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날 전까지 올시즌 득점이 8점에 불과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초반 수비 집중력이 빨리 떨어진 것이 다소 아쉽다. 하지만 다른 아쉬운 점은 없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특히 이한비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공격력이 좋다. 기회가 더 있을 것 같다. 오늘은 라이트로 나왔지만 리시브에 부담이 있다"며 "후위공격 능력도 충분히 있다. 두려움 없이 하길 원한다. 막판 같이 벽에다 한 번 때려봐야 한다. 그래야 다음부터 피해간다"고 웃었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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