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참석 부산 창당대회서 욕설·멱살잡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기사 이미지

26일 국민의당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김현옥 시당위원장이 선출되자 반대하는 당원들이 안철수 의원에게 항의했다. 이후 국민의당은 김병원 창당준비위 운영위원을 공동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부산=송봉근 기자]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이 26일 부산에서 열린 시당 창당대회에서 시당위원장 선출을 놓고 당원들끼리 몸싸움을 벌이는 등 소란을 피웠다. 국민의당은 시당위원장 추대에 반발하는 측에 그 자리에서 공동위원장직을 맡기는 편법도 동원했다.

국민의당 시당위원장 선출 소란
수십명 “절차 없이 추대 안 돼” 반발
무대 점거 지켜본 당원 “꼴 좋다”

 국민의당이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연 부산시당 창당대회에는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과 안 의원, 주승용 원내대표, 문병호·임내현 의원을 비롯해 당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소란은 임시의장이 구두 추천을 받아 김현옥 부산시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부산시당위원장으로 선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행사장 곳곳에서 당원들이 “이의 있다”며 무대 쪽으로 달려 나왔다. 당원 수십 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게 민주주의냐” “절차도 없이 추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고함을 쳤다. 이들은 “한 사람이 발언해 당직자가 되는 거라면 창당대회를 뭐하러 하느냐”고 항의했다.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일부 당원 사이에 멱살잡이도 벌어졌다. 당원 20여 명은 무대 위로 올라가 사회자의 마이크를 빼앗기도 했다. 한 당원은 “창당대회 꼴 한 번 좋다”고 한탄했다.

▶관련기사

 혼란이 빚어지자 문병호 의원이 무대에 올라가 진화에 나섰고, 창당대회는 5분간 정회됐다. 이날 항의를 한 당원들은 시당위원장으로 김병원 경성대 교수를 지지하며 “단독 추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김 교수도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새정치를 하겠다고 시작한 첫날부터 편법과 구태 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중앙당과 밀착된 기득권자들에 의해 (시당위원장이) 합의 추대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느냐고 항의했더니 ‘한상진 창준위원장의 지시’라는 답이 돌아왔다.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옥 위원장 측 관계자는 “부산시당 창준위 운영위원회에서 시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회의를 지난 23일 했는데 김병원 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며 “참석한 15명 중 14명이 찬성해 김 위원장을 추대했다”고 해명했다.

속개된 대회에서 한 당원이 김현옥·김병원 공동시당위원장을 제안했다. 당원들이 “이의 없다”고 답하자 국민의당은 이를 확정했다. 안 의원은 행사 후 “협의가 덜 된 것 같다”며 “현장에서 서로 협의해 원만하게 치른 건 다행”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