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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맵] 거리는 변했어도 맛은 수십 년째 그대로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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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명동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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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은 서울에서 가장 분주한 지역이다. 수많은 관광객과 직장인, 길거리를 가득 채운 노점, 호객하는 사람들로 늘 정신없다. 계절마다 새로운 가게가 생기고 없어질 만큼 변화무쌍한 곳이기도 하다. 하나 명동의 맛은 여전하다.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유서 깊은 맛집이 유행에 관계없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얌전한 사람에게 인파로 들끓는 명동은 지옥이지만, 미식가에게는 맛집 천국이자, 추억의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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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금강섞어찌개
얼큰한 국물, 탱글탱글한 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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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와 여러 채소를 섞어 끓인 찌개, 즉 섞어찌개로 서울에서 가장 이름난 곳 중 하나이다. 1972년 문을 열었다. 오징어를 듬뿍 넣은 ‘보글보글 섞어찌개(8000원)’가 대표 메뉴다. 오징어·돼지고기와 함께 배추·쑥 등의 채소를 섞고 마늘과 고추장을 듬뿍 올려 끓인다. 건더기가 많고 국물이 얼큰해 밥위에 담아 비벼 먹어도 맛있고, 술안주로도 좋다. 오징어 대신 햄이나 곱창을 넣은 ‘의정부식 부대찌개(8000원)’ ‘곱창섞어찌개(1만2000원)’도 있다.

☞ 중구 명동7가길 20-8, ☎ 02-778-6625. 

2 .  딘타이펑
풍미 작렬, 샤오롱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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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선정 ‘10 대 레스토랑’에도 뽑힌 적 있는 대만 대표 딤섬 레스토랑이다. 명동예술극장 뒷편 증권빌딩에 한국 분점이 있다. 중국식 만두 요리인 ‘샤오롱바오’를 입맛대로 맛볼 수 있다. 돼지고기·닭고기·새우·자연 송이·게살 등 종류가 다양하다. 모둠 메뉴인 샤오롱바오 샘플러(1만5000원)를 주문하면, 샤오롱바오 5종이 총 10개 올라온다. 대나무 찜통 ‘롱쯔’에 쪄 내는데, 한입 물면 진한 향과 육즙이 입 안에 고루 퍼진다. 대만 본점의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받아 중국·대만 관광객에게도 만족도가 높다.

☞ 중구 명동 7길 13 증권빌딩 2층, ☎ 02-3789-2778.

3 . 명동할머니국수
맛있다, 싸다, 푸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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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문을 연 명동 터줏대감이다. 3평 남짓한 가게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국에 76개 체인점을 둔 대형 브랜드가 됐다. 대표 메뉴는 두부국수(4500원). 멀건 국물에 면과 말랑말랑한 두부를 푸짐하게 얹어 낸다. 멸치와 바지락으로 만든 개운한 육수가 계속 입맛을 당긴다. 국수사리와 두부는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 맛도 맛이지만 가격까지 저렴해 외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는다. 옛 추억을 찾아온 30년 이상 단골손님도 적지 않다. 김말이(3000원)·떡볶이(3000원) 등 분식도 별미다.

☞ 중구 명동 1가 42-43, ☎ 02-778-2705.

4 . 하동관
곰탕 하면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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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표 곰탕집. 1939년 처음 문을 열었다. 고 박정희·김대중 대통령의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 등장했다. 한우 사골과 양지머리·사태·차돌박이·내포 등 여러 부위를 끓여 국물 맛을 낸다. 국물은 멀겋게 보이지만 맛은 담백하고도 진하다. 수육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국물이 다 떨어지면 시간에 상관없이 문을 닫는다. 곰탕(보통) 1만2000원. 보통 곰탕에 고기를 푸짐하게 더 넣은 스무공(2만원) 메뉴도 있다.

☞ 중구 명동9길 12, ☎ 02-776-5656.

5 . 개화
명동 대표 짜장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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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짜장면 맛집. 개화는 명동 중국 대사관 일대의 수많은 중식당 가운데 가장 오래된 중국집으로 통한다. 역사는 60년 이상을 헤아린다. 일반 짜장면(5000원)·간짜장면(6000원)·사천짜장면(8000원) 외에 고기를 잘게 다져 넣은 유니짜장면(6000)도 있어 입맛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보통 중식당에 비해 짜장면의 고소한 풍미가 탁월하다. 명성에 비하면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짜장면과 소주를 곁들여 먹는 단골 노신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 중구 남대문로 52-5, ☎ 02-776-0508.

6 . 산동교자
끝내주는 오향장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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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교 부부가 운영하는 중국 정통 음식점으로 오향장육(2만4000원)을 잘하기로 명성 높다. 오향장육은 돼지고기를 다섯 가지 향신료로 만든 간장으로 졸인 돼지고기 수육 요리다. 얇게 썬 고기에 오이·파 등을 얹어 먹는다. 새콤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마늘을 듬뿍 넣어 잡내와 느끼함이 적다. 고량주와 함께 먹을 때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오향장육과 함께 중국 부추로 소를 가득 채운 물만두(6000원)와 탕수육(1만8000원)도 별미로 꼽힌다.

☞ 중구 명동2길 22, ☎ 02-778-4150.

7 . 명동 알쌈쭈꾸미 부대찌개
주꾸미와 날치 알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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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 강한 주꾸미 전문 식당이다. 매콤하게 양념한 주꾸미볶음 요리를 날치 알과 곁들여 먹는다. 주꾸미 요리를 주문하면 깻잎 위에 날치 알 덩어리를 올린 일명 ‘알쌈’과 홍합탕 등이 상에 올라온다. 알쌈과 홍합탕 모두 무한 리필이다. 주꾸미와 알쌈과 더불어 삼겹살까지 싸서 먹는 ‘삼겹쭈꾸미’도 인기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양푼비빔공기도 딸려 나온다. 날치 알과 밥이 푸짐하게 담긴 양푼에 매운 양념과 주꾸미를 쓱쓱 비벼 먹는다. 알쌈쭈꾸미 2만4000원, 알쌈삼겹쭈꾸미 2만7000원.

☞ 중구 명동4길 23, ☎ 070-8871-6788.


8 . 명동할매낙지
매운맛에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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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이 사무칠 때 찾아가기 좋은 식당이다. 약 70년 전통의 낙지볶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메뉴는 낙지볶음·오징어볶음·제육볶음 세 가지인데, 낙지볶음을 찾는 사람이 가장 많다. 중독성 강한 매운맛이 이 집 특징이다. 청양 고추·베트남 고추 등을 섞어 매운맛을 조절한다. ‘매운맛·보통맛·순한맛’ 가운데 선택할 수 있는데, 보통맛조차도 이름에 걸맞지 않게 상당히 맵다. 매운맛을 즐기는 ‘강심장’이라면 적극 추천한다. 낚지볶음(소) 2만3000원.

☞ 중구 명동8길 35-1, ☎ 02-757-3353.

9 . 명동 충무김밥
김밥 한입, 오징어무침 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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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문을 연 명동 대표 맛집이다. 명동에만 직영점 세 곳을 두고 있을 만큼 충무김밥의 인기는 요즘도 대단하다. 조리가 워낙 간단한 음식이어서, 주문하기가 무섭게 음식이 나온다. 먹는법도 간단해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기 좋다. 앙증맞은 크기의 김밥과 함께 오징어무침, 깍두기를 번갈아 가며 먹는다. 새콤달콤한 오징어무침, 아삭아삭한 깍두기가 김밥과 절묘한 맛의 궁합을 이룬다. 먹다 남은 반찬을 포장해 가는 사람이 적지 않다. 충무김밥 7000원.

☞ 중구 명동10길 8(1호점), ☎ 02-756-5871.

10 . 명동교자
칼국수만 50년째

명성 자자한 명동 대표 칼국수집이다. 1966년 서울 수하동에 ‘장수장’이라는 상호로 문을 열어 50년을 이어 오고 있다. 푹 고아 낸 닭 육수에 만두와 잘게 간 돼지고기를 얹어 낸다. 걸쭉하면서도 깊은 맛이 인상적이다. 진한 국물, 부들부들한 면발, 푹 익은 김치가 환상의 궁합을 자아낸다. 칼국수와 곁들여 먹는 만두도 인기 메뉴다. 혼자 오는 손님들을 위한 1인 테이블도 있다. 늘 사람이 많아 줄을 설 각오가 필요하다. 예약은 받지 않는다. 칼국수 8000원, 만두 1만원.

☞ 중구 명동10길 29, ☎ 02-776-5348


11 . 명동함흥면옥
외국인도 반한 함흥냉면

38년 내력의 함흥냉면집. 대표적인 명동 맛집으로 요즘은 일본·중국 관광객에게도 인기여서 점심시간에는 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매콤한 회냉면이 유명하다. 100% 고구마 전분으로 면을 뽑고, 그 위에 간자미를 무쳐 얹어 맛도 식감도 훌륭하다. 맵기가 그리 세지 않아 매운 음식을 꺼리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물냉면도 있는데, 쇠고기 정육과 쇠꼬리를 끓인 물에 동치미 국물을 섞어 육수를 만든다. 회냉면ㆍ물냉면 9000원, 간자미회무침 4만원.

☞ 중구 명동10길 35-19, ☎ 02-776-8430.

12 . 고궁
전통 전주비빔밥의 깊은 맛

맛과 멋을 다 갖춘 전통 전주비빔밥 맛집이다. 전주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뒤 1999년 명동에 분점을 냈다. 콩나물밥 위로 육회·고사리·달걀·황포묵·도라지 등이 오밀조밀하게 올라온다. 여기에 호두·잣 등을 얹어 보기에도 정갈하고 먹음직스럽다. 비비기 아까울 정도다. 가게에서 특별 개발한 ‘고궁면기’라는 놋그릇에 슥슥 비벼 먹는데, 그릇 위가 좁고 아랫부분이 넓어 내용물이 밖으로 튀는 법이 없다. 전주 전통비빔밥(1만1000원)이 인기 메뉴. 외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는데, 일본 손님이 특히 많다.

☞ 중구 명동8가길 37, ☎ 02-776-321

13 . 란주칼면
‘도삭면’을 아시나요?

란주칼면은 ‘도삭면(刀削面)’이라는 독특한 면 요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어깨에 밀가루 반죽을 메고 칼로 대패질하듯 깎아 만든 것이 도삭면이다. 면발이 얇고 널따란 것이 특징이다. 약간 느끼하지만 식감은 쫄깃쫄깃하다. 해물자장도삭면(6500원)·사천짬뽕도삭면(8000원)·사천도삭면(6500원)·해물볶음도삭면(8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손이 많이 가는 탕수육은 주문받지 않는다. 대신 어떤 음식을 시켜도 보리밥이 딸려 나온다.

☞ 중구 소공로 64 동남빌딩, ☎ 02-779-4800.

글=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그래픽=김지은 kim.jieun1@joins.com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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