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성 올 2개째 '만루홈런 사나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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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LG전에서는 똑같은 이름의 투수가 나란히 마운드에 오르는 희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LG 이승호와 SK 이승호의 데뷔 후 첫 선발 맞대결이었다. 왼손잡이 오버핸드인 두 선수는 올해 상대팀에 나란히 2연승을 거두고 있었다.

선수는 SK가 치고나왔다. 이승호의 고교(군산상고)선배이자 타격 1위 이진영이 1회말 LG 이승호로부터 2점 홈런을 때려내 후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러나 팀 타율 최하위인 LG의 타선은 이날따라 대포 두방을 쏘아올리며 형 이승호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LG는 홍현우의 솔로 홈런(2회), 마르티네스의 3점 홈런(6회)으로 4-2로 역전승, 4연승을 달리며 단독 4위가 됐다.

LG 이승호는 1회 2실점 이후 4회까지 무안타로 막아내며 안정감을 회복했다. 5회말 1사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는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 고비를 넘겼다. 7과3분의1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에 삼진 5개를 추가, 탈삼진 1위(82개)를 질주하며 시즌 6승째를 챙겼다.

두산은 잠실경기에서 3회말 4번타자 문희성의 만루 홈런을 앞세워 최근 6연승을 달린 삼성을 5-4로 꺾었다. 지난달 14일 롯데전에서 자신의 프로 첫 만루 홈런을 쳐낸 문희성은 이날 자신의 두번째 만루포를 날려 그동안 2군의 설움도 함께 씻어냈다. 올해 기록한 홈런 5개 중 2개가 만루 홈런이다.

국내 1군 프로선수 중 최장신(1m95㎝)인 문희성은 1997년 입단한 뒤 만년 2군 신세였으나 지난 5월 말 퇴출된 쿨바 대신 1군 무대를 밟았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칠세라 문희성은 3할 타율을 자랑하며 두산의 4번타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편 롯데-기아의 마산 경기는 비로 취소돼 2일 더블헤더로 벌어진다.

김종문.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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