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행장 화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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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정태(사진) 국민은행장이 은행 내부에서 자신을 흔드는 세력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또 임기 중도에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金행장은 1일 월례 조회에서 "경영진 내에서도 최고경영자(CEO)와 다른 가치관을 보이거나 조직을 혼란시키는 사례가 있어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조직의 구조조정이나 인사를 통해 은행이 한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따르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선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입원 기간에 金행장을 비방하는 내용의 e-메일을 퍼뜨린 한 지점장을 대기발령했다"고 밝혔다.

金행장의 이 같은 경고는 새 정부 들어 '행장 흔들기'가 끊이지 않는 데다 장기 입원으로 43일이나 자리를 비운 사이 조직 내 갈등과 반목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01년 11월 국민.주택은행이 통합해 출범한 국민은행은 아직 출신 은행 간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金행장은 그동안 가급적 내부 갈등을 봉합하려 애썼으나 이제는 '당근'보다 '칼'을 빼들 때가 됐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金행장은 "통합 은행의 초대 행장으로서 은행 역사에 불행한 전통은 절대 만들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해 감사원 지적 등에 따라 불명예 퇴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감사원은 金행장의 주식매입선택권(스톡옵션) 행사가 부적절하게 이뤄졌으니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금융감독위원회에 통보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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