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상장사 2분기 순익 크게 줄 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한국과 미국 기업들이 다음주부터 일제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4일 POSCO를 시작으로 삼성전자(16일).LG전자(22일).국민은행(23일) 등이 기업설명회를 열고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 증시에선 8일(이하 현지시간) 알코아를 시작으로 야후(9일).GE(11일).인텔.존슨앤드존슨(15일)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2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 이를 바탕으로 한 3분기 전망치는 어떨지가 향후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실적 장세 힘들 듯=기업들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올려 주가가 급등하는 이른바 '어닝스 서프라이즈(earnings surprise)'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LG투자증권은 1일 2백3개사(상장사 1백31개, 등록사 72개)를 대상으로 2분기 실적을 추정한 결과, 매출액은 98조9천여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조6천여억원으로 17% 줄었고, 순이익도 5조7천여억원으로 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종현 기업분석팀장은 "제조업은 최근 실적 추정치가 이전의 추정치보다 다소 올라갔지만, 이익이 뚜렷하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도 비슷하게 전망했다. 1백56개사(상장사 1백23개, 등록사 33개)의 2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늘어난 1백조원에 머물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조4천억원(-12%)과 6조3천억원(-3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반도체 등 수익성 악화=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순이익을 많이 냈던 금융.반도체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큰 업종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 朴팀장은 "은행업종의 경우 지난해 2분기 1조1천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카드채 문제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과 영업 악화 등으로 4천6백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종 중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2조원 가까운 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올해는 D램 수요 부족으로 삼성전자의 순이익이 1조2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동원증권 김광열 기업분석팀장은 "내수 위축으로 백화점.유통회사들의 수익성도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실적을 바닥권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내수.수출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실적이 회복되더라도 속도는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사정은 비슷=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계속 사려면 '미 기업 실적 호전→뉴욕 증시 상승→자금 유입→한국 주식 매수'라는 선순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미 증시는 1분기에 실적 장세가 나타났고, 한.미 양국 증시가 오르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지난달 말 미국의 실적 조사회사인 퍼스트콜에 따르면 S&P 500 지수에 포함된 5백개 주요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직전의 전망치(6.1% 증가)보다 하향 조정된 것이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1분기에 미 기업들은 장사는 안됐지만 비용을 절감해 실적을 올렸다"며 "최근 이런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S&P 500 기업들의 3분기와 4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경기선행지수의 회복세 등에 힘입어 각각 전년 동기보다 12%, 21%씩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