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무성 “상향식 공천은 정치사 혁명, 비례대표도 적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7면

기사 이미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공천 과정에 ‘소수 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며 “후진성을 드러내는 계파 정치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8일 “(4·13 총선에서) 비례대표도 당헌·당규에 따라 철저한 상향식 공천제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또 “4년 전에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다.

“험지출마론, 상향식 공천 훼손 안해”
야당 인재영입 “꽃꽂이 후보” 비판
선진화법 개정안 직권상정도 요구
“식물국회 만든 악법 중 악법” 주장

 김 대표는 “100% 상향식 공천제 확립은 정치개혁의 완결판이자 우리 정치사의 혁명”이라며 “앞으로 공천 과정에 소수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며, 그 결과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계파정치는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례대표도 공모와 심사 후 국민공천배심원단의 평가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상향식 공천을 강조하며 야당의 인재영입을 비판했다. 그는 “야당은 인재영입이라는 이름의 전략공천으로 선정한 뿌리 없는 ‘꽃꽂이 후보’인 반면 여당은 상향공천으로 지역에서 출발하는 생명력 있는 ‘풀뿌리 후보’”라며 “나와(후보자가) 연고 있는 지역에 가서 지역주민들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서 헌신하고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만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민 대표가 될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가 신년회견에서 상향식 공천에 대한 관철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을 두고 친박계에선 공천룰 확정과 후보 공천 과정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차단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친박계 한 인사는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은 명분은 있지만 실제 선거에선 전략 부재로 이어질 게 뻔한데 밀어붙이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략 공천은 없다는 약속과 명망가 험지 출마 권유가 서로 모순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험지 출마가 많은 분은 아니고 두 분(안대희·오세훈)에게 권유했다가 한 분(안대희)만 응했다”며 “그걸 가지고 상향식 공천의 뜻이 훼손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상향식 공천하에서 당이 인위적으로 출마지역을 교통정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는 험지 출마 권유가 최대한 없도록 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해선 “식물국회로 전락시킨 악법 중의 악법”이며 “개정안의 직권상정을 국회의장에게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압박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김 대표의 신년기자회견 직후 단독으로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국회법 개정안(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 요건에 ‘재적 의원 과반수 요구 시 본회의 부의’를 추가)을 상정했다 부결하는 절차를 밟았다. 국회법 87조(폐기된 법안은 7일 이내에 의원 30인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본회의에 부의)를 활용해 본회의에 곧바로 올리기 위해서다. 다음은 문답.

 -비례대표도 상향식으로 뽑으면 당 지도부의 책임성을 크게 낮추는 것 아닌가.

 “지난 전당대회 이후 대표로서 비례대표를 단 한 석도 추천하지 않겠다는 공언을 수차례 해 왔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책임 있는 방식이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에서 ‘진박(박근혜 대통령이 지칭한 진실한 사람들)’ 논란으로 경선이 조기에 과열되고 있다.

 “언론 용어로 친박·비박·신박·진박이라고 하는데 전부 우리 당 스스로 만들어 낸 용어가 아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에서 총책임을 맡았던 사람인데 저보고 ‘비박의 뭐다’고 하는 것도 옳지 못하다. 대구도 예외 없이 민주적 절차에 의한 상향식 공천룰이 적용된다.”

 - 20대 총선 승리 전략이 있나.

 “선거전략은 따로 없다. 100% 상향식 공천으로 주민이 원하는 후보를 선거에 내보내는 것은 큰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글=박유미·현일훈 기자yumip@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