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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비싸거나 싸거나 설 선물 양극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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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016년 첫 대목인 설 명절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판매하는 설 선물이 뚜렷하게 양극화하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중저가의 실속형 선물이 늘고 있는 가운데, ‘특별한 경험’과 ‘한정판’을 내세운 고가의 선물도 인기다.

 특히 ‘백화점=고가’, ‘대형마트=저가’라는 공식이 깨지고 같은 업체 안에서도 선물 가격대가 양극화하는 점이 눈에 띈다. 통상 백화점은 10만원 이하를 저가, 50만원 이상을 고가로 보며 대형마트는 2만원 이하를 저가, 10만원 이상을 고가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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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은 우선 10만원 이하 실속형 선물세트 비중을 지난해보다 15% 이상 늘렸다. 특히 와인은 3만~5만원대 물량을 20% 이상 늘렸다. 이와 별도로 VIP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설 선물 특선집’도 제작했다. 기존 설 선물 특선집에 없는 ‘퐁데자르 코냑’(140만원), ‘훌라 파이퍼럭스백’(108만원) 등 프리미엄·패션상품 100여개를 담았다.

 현대백화점도 저가와 고가 선물이 동반 성장중이다. 통조림·조미료·디저트 등 10만원 미만의 저가세트 매출이 전년대비 18.7% 늘었고, 50만원 이상 한우세트도 12.3% 늘었다.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윤상경 팀장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10만~20만원대 실속 선물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50만원이 넘는 한우세트 100개가 완판되는 등 경기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소비층은 고가 선물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할인 매장인 대형마트에서도 중간 가격대 보다 저가와 고가 선물이 인기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5일부터 지난17일까지 5만~10만원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278.2%나 급증했다. 또 1만원 미만 선물세트의 최근 판매가 5배 이상 증가해 합리적 소비의 힘을 보여줬다. 반면 2만~3만원짜리 ‘어중간한 가격대’ 선물은 매출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8.6% 줄었다.

 양극화 소비가 뚜렷해짐에 따라 동원F&B는 참치·캔햄 선물세트를 2만~3만원대와 5만원 이상 상품 중에서 고를 수 있게 다양화했다. CJ제일제당은 실용적인 선물 구매 트렌드에 맞춰 스팸과 카놀라유를 세트로 한 1만원대(1만9800원)부터 8만원대까지 폭넓은 가격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를 내놨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는 1만원 이하 초저가 실속형 선물세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판매가가 1만원이 안 되지만 박스에 제대로 포장한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는 이번 설 유통업계의 핵심 화두다. 롯데백화점은 점장을 포함한 총 59명의 임원들이 직접 배송하는 ‘임원 배송’을 늘리고, 현대백화점은 안심·야간배송을 대폭 확대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차량 한대당 배송 건수를 하루 40건으로 제한해 빠르고 정확한 배송에 집중하고 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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