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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신년회견, "야당 후보는 '꽃꽂이 후보', 여당 후보는 '풀뿌리 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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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김무성 대표가 상향식 공천의 당위성을 다시 강조했다. 지역구 뿐 아니라 비례대표까지 철저한 상향식 공천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오전 10시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을 통해서다.

김 대표는 이날 “100% 상향식 공천제 확립은 정치개혁의 완결판이자 우리 정치사의 혁명”이라며 “앞으로 공천과정에 소수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며, 그 결과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계파정치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도 당헌·당규에 따라 철저한 상향식 공천제를 적용, 공모와 심사 후 국민공천배심원단 평가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향식 공천에 따른 인재영입이 어렵다’는 지적을 의식한듯 “상향식 공천제 확립에 따라 유망한 정치신인들이 새누리당의 예비후보로 대거 등록했다”며 “17일까지 선관위에 등록한 예비후보(986명)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이 584명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또 “야당은 인재영입이라는 이름의 전략공천으로 선정한 뿌리없는 꽃꽂이 후보인 반면 여당은 상향공천으로 지역에서 출발하는 생명력있는 풀뿌리 후보”라고 차별화했다.

이에 따라 '인재 영입'이 없다는 점도 다시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정치 생각이 없는 사람을 설득해서 아무 민주적 절차 없이 공천만 주는 것은 비민주의 극치”라며 “나와 연고있는 지역에서 활동해서 지역발전에 헌신하고 발전하겠다는 것이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총선 승리 전략에 대해선 “선거전략은 따로 없다”며 “100% 상향식 공천으로 주민이 원하는 후보를 선거에 내보내는 것으로 큰 컨벤션 효과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여야 간 논쟁 속에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선거구 획정 문제와 관련해선 “종전의 246개 선거구 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여야가 잠정합의한 대로 253개 지역구부터 우선 확정하자”고 제안했다. 또 김 대표는 “새누리당의 다른 이름은 ‘일자리 창출 정당’”이라고 표현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4대개혁(노동·공공·교육·금융)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표현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선 전날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선언에 대한 입장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안 전 대법관은 당 최고위의 요청을 잘 수용했다. 서울 야당 지역에 나가달라고 요청했는데 (구체적인) 지역 선정은 본인에게 맡겼다”고 했다. ‘야당 강세 지역’인 중랑·도봉·광진구 등을 제안했지만 마포갑 선택은 안 전 대법관의 선택이었다는 의미다.

또 “오 전 시장에겐 종로는 박진 전 의원과 정인봉 당협위원장이 있기에 다른 지역에 나가서 한 석이라도 더 얻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강요가 아니라 권유였다”고 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벌어진 '진박(진실한 사람들)' 논란에 대해선 "대구도 예외없이 상향식 공천에 의해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며 "언론 용어로 친박, 비박, 신박, 진박이라고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 선거에서 총책임을 맡은 제가 비박의 뭐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또 당청관계에 대해선(노동개혁 5개법안 가운데 기간제법 제외를 야당에 제안한 것을 몰랐던 것과 관련) "청와대에서 추진하는 여러가지 개혁입법에 대해서 당에서 적극 뒷받침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며 "하고 싶은 이야기는 청와대의 '통로'를 통해서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새해에 모두 건강하시고, 소원하시는 일 다 이루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새해는 늘 덕담으로 시작하는 게 관례지만, 국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그렇게 말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지금 이 시대를 ‘위험과 불안의 시대’로 인식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국민들의 관심과 요구 사항은 크게 9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일자리 부족과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 주택비용 상승에 따른 주거 불안, 교육비 증가에 따른 교육 불만, 고령화에 따른 노인들의 노후 불안, 초저출산에 따른 국가 미래에 대한 우려, 생활 속 안전에 대한 걱정, 정부·공기업의 관료 행정에 대한 불만, 북핵에 따른 안보 불안, 그리고 무엇보다도 후진적인 정치에 대한 불만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리더십을 가장 먼저 발휘해야 할 정치권은 국민들의 불만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했고, 국민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못했습니다.

정치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손에 잡히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식물국회라는 평가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처절한 반성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안팎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안보 측면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안보 불확실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와 사회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대외의존도가 높아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세계 경제도 침체와 혼란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경제는 성장률 7%라는 마지노선이 무너지며 경착륙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수요 감소로 우리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일본과 유럽은 노쇠화 된 저성장 경제인데, 자기들만 살아남기 위해 무리한 양적완화 등의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저유가로 인해 중동 러시아 등 산유국 경제가 급속히 추락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새로운 에너지원인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리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도 맞대응에 나서면서 치킨 게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경쟁국들을 멀리 따돌리기 위해 첨단산업 중심으로 독자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각자 생존을 위한 포격전을 펼치면서, 여기에서 발생하는 파편들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에 고스란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경제에도 빨간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IT및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조선, 해운 등 주력산업이 침체를 겪고 있는데, 이러한 주력산업의 동반 하락은 사상 처음 겪는 일입니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대비 7.9%나 감소하면서 성장률은 2.6%로 추정되고 있으며, 올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주력산업이 갈수록 위축되는데 미래 먹거리인 신산업의 탄생과 성장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측면에서 ‘진짜 위기’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경제가 위축되면서 일자리가 줄고 가계의 소득 창출이 어렵다 보니, 삶이 팍팍해지고 ‘좌절과 분노의 어두운 분위기’가 온 사회에 퍼져 있습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키우다 보니 갈등과 분열이 증폭되는 상황입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사람에 비유하면 성인이 되기 직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겉늙은 사춘기 소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나 경제구조적으로 총체적 위기 국면에서 의지할 만한 안전지대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 스스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며 그 유일한 해법은 개혁, 개혁 밖에 없습니다.

노동 공공 금융 교육개혁 등 4대 개혁은 대한민국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국가 재설계 작업이며, 각종 비효율과 낭비를 제거하는 한국경제의 재건축 작업입니다.

이중 노동개혁은 개혁의 기초가 되는 개혁이며, 노동개혁 목표는 일자리 창출, 임금격차 완화, 고용 불안정 해소 등입니다.

특히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곧 개혁이고 성장이며 복지입니다.

저는 새누리당의 다른 이름은 ‘일자리 창출 정당’이라고 규정합니다.

하지만 야당은 기득권을 지닌 귀족노조, 정부에 반대만 하는 운동권 세력과 연합해 아무런 대안 없이 개혁 작업에 반대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숲과 같아서 가꾸는 데는 한 세대가 걸리지만, 산불이 나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됩니다.

지금이 경제 위기냐 아니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비행기 추락 사고에 비유하면, 고장이 났을 때가 위기시점이냐 추락하면서 충돌하기 직전이 위기시점이냐를 놓고 논쟁하는 것인데, 추락한 다음에 그 시점을 따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우리 경제가 설마 무너지기야 하겠느냐 하는 안일한 생각이 가장 위험한 생각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20대 총선은 국민들에게 개혁이냐 반개혁이냐의 선택을 묻는 대한민국 국운이 걸려있는 선거입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총선에 대비해 이미 정치개혁을 이뤄냈습니다.

100% 상향식 공천제 확립은 정치개혁의 완결판이자 우리 정치사의 혁명입니다.

앞으로 공천과정에 ‘소수권력자와 계파의 영향력’이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이며, 그 결과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계파정치는 없어질 것입니다.

상향식 공천제 확립에 따라 유망한 정치신인들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대거 등록했습니다.
어제까지 선관위에 등록한 총 986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이 584명으로 거의 60%를 차지합니다. 더불어민주당 206명, 정의당 19명, 무소속 161명 등 나머지 예비후보들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지역민과 소통하면서 생각과 경험을 나눈 유능한 후보들이 상향식 공천제를 통해 정치권에 대거 수혈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도 당헌ㆍ당규에 따라 상향식 공천제를 적용하게 될 것입니다. 공모와 심사 후 국민공천배심원단 평가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될 것입니다.

새누리당과 함께할 참신한 인재는 경제와 민생을 살릴 수 있는 인물, 국정 이해와 국정 운영 실력을 갖춘 인물, 지역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야당은 과거방식의 공천제도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데, 이는 결국 야당내 소수권력자가 공천을 좌지우지한다는 얘기와 같습니다.

여야의 총선후보 특징을 보면 야당은 인재영입이라는 이름의 전략공천으로 선정한 뿌리 없는 꽃꽂이 후보이며, 여당은 상향공천으로 지역에서 출발하는 생명력 있는 풀뿌리 후보라는 점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 드립니다.

국가 개혁에 있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앞서도 말씀드린 4대 개혁의 완수입니다.

4대 개혁은 하고 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안하면 안 되니까 반드시 해야 하는 개혁’입니다.

예컨대 노동개혁이 없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으며, 많은 선진국들도 모두 고통을 겪으며 개혁을 완수해왔습니다.

개혁을 미루고 당장의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을 선택한 남유럽과 남미 국가들은 줄줄이 선진국 문턱에서 추락하는 파국을 맞았습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재정의 안정을 도모하고 정책의 비효율을 걷어내기 위한 공공개혁과 규제완화 추진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사회 안정을 해치는 비합법적인 부의 집중을 견제하고, 격차해소와 공정한 경쟁촉진을 위해 대기업 지배구조 완화작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개혁의 완수를 위해 국회선진화법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합니다.
국회선진화법은 야당결재법이자 소수독재법으로, 국회를 식물국회로 전락시킨 악법 중의 악법입니다.

세계는 지금 빛의 속도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국내 리더십도 예기치 않은 위기에 대한 대처,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신기술-신경제의 도입, 국제적인 협력 공조 등에 속도감 있게 대처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회선진화법이 ‘국가시스템의 블랙홀’로 작용하면서, 대한민국은 거북이걸음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지금 일하는 국회, 생산적인 국회를 요구하고 있는데, 국회선진화법이 국가위기를 초래하는 주범이 되어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심각한 국가위기를 초래하는 국회선진화법과 관련해 저희 새누리당은 개정안을 마련한 만큼,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의 직권상정을 국회의장에게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야당에 대해서도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종전의 246개 선거구 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런 만큼 선거구 없는 입법마비상태를 막고 예비후보들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여야가 잠정합의한 대로 253개 지역구부터 우선 확정하고, 여야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 비례대표 문제는 계속 논의할 것을 제안합니다.

야권이 분열되다 보니 많은 국민들께서 어느 당이 어떤 정책을 갖고 계신지 헷갈려 하십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해 정책정당을 표방했고, 가칭 국민의당은 합리적인 개혁 정당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총선에 나서는 정당은 주요 현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 발표로 국민 평가를 받아야지, 단순한 이미지 쇼로 국민을 현혹시켜서는 안 됩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주요 현안은 국민 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북한 동포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북한인권법, 청년 일자리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 구조조정을 돕는 기업활력제고법,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동개혁 5법 등이 있습니다.

야권이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데, 각 정당별로 정책과 비전의 차이를 명확히 제시해서 국민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역사는 순간순간이 갈림길이며 선택입니다.

대한민국이 위기 극복을 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중대한 기로가 되는 게 바로 20대 총선입니다.

새누리당은 개혁의 선봉에 서는 정당으로 야당이 차별과 격차를 말할 때 기회와 공정을 말하고, 야당이 좌절과 분노를 부추길 때 희망과 미래를 설계하고 만들어가겠습니다.

20대 총선을 반드시 승리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개혁을 완수하고, 집권여당으로서 국정을 잘 뒷받침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유미·현일훈 기자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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