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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폰·저가폰 열풍에 아이폰4 공짜로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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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애플 아이폰4가 ‘공짜폰’이 됐다. 초저가폰·알뜰폰처럼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자 SK텔레콤이 재고로 쌓인 구형 아이폰4를 꺼내 싸게 팔기 시작했다. 불법 보조금이 대거 쏟아지던 시기를 빼고 아이폰이 공짜폰으로 풀린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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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은 15일부터 온라인판매몰인 T월드 다이렉트에서 아이폰4의 기획판매에 나섰다. 월 3만6000원의 데이터요금제에 가입하면 출고가 20만원인 아이폰4(32GB)를 ‘지원금 20만원’ 혜택과 함께 살 수 있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단말기 값은 0원이다. 사용하던 아이폰을 분실했거나 파손된 단말기를 갖고 있는 매니어층, 애플 제품을 부담 없이 쓰고 싶어 하는 소비자에게 반응이 좋다. 다만 아이폰4 재고는 ‘수천 대’ 수준으로 많지 않다.

SKT 월 3만6000원 요금제에 내놔
5년 전 출시 제품, 재고는 수천 대
화웨이 Y6보다 성능은 떨어져

 아이폰4는 2011년 3월 출시됐다. 당시 512MB램(RAM·메모리반도체)과 3.5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해 인기를 끌었다. 출고가 94만6000원이었던 아이폰4(32GB)는 2년 약정에 월 기본료 9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하면 12만5200원에 살 수 있었다.

 하지만 5년가량 지난 지금은 화웨이의 초저가폰 Y6와 견줘도 사양이 떨어진다. Y6(출고가 15만4000원)는 1GB램에 5인치 고화질 디스플레이,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SK텔레콤이 이처럼 구형폰으로 전락한 아이폰4의 재고 판매에 나선 건 최근 중고폰이 폭넓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 TG앤컴퍼니와 함께 프리미엄 스마트폰 못지않은 성능의 중저가폰 루나, 일명 ‘설현폰’을 만들어 재미를 봤다.

루나 돌풍 이후 삼성 갤럭시 J7, 화웨이 Y6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4일엔 삼성전자가 50만원대의 ‘준프리미엄폰’인 갤럭시A의 2016년형을 2종 출시했다. LG전자도 같은 날 20만원대의 중저가폰 K10을 내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폰만 찾던 국내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따지기 시작하면서 중저가폰 시장이 무시 못할 수준으로 커졌다”며 “한동안 중저가 경쟁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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