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탑산정상 땅밑 770m서 수폭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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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북한이 지난 6일 ‘수소폭탄 시험을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정밀 분석 결과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인사가 말했다. 북한은 관영매체들을 통해 “소규모 수소폭탄 시험이 성공했다”고 주장해왔다.

정부 “4차 핵실험 실패 결론”
4.8 규모, 3차 때보다도 작아

 정부 고위 인사는 12일 “핵실험 당시 수집된 지진파와 음파의 강도, 핵실험 장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정보 당국, 과학적 분석을 담당한 관련 기관들도 실패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가 지난 11일 북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연 설명회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예상보다) 규모가 작았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특히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의 지현철 지질연구센터장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곳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만탑산 정상 부근(해발 2180m) 지하 770m 지점”이라며 “갱도 입구에서 수평 방향으로 2㎞나 파 들어간 뒤 2차(지하 480m)와 3차(지하 330m) 실험 때에 비해 더 깊숙한 곳에서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지 센터장은 “수소탄 폭발이 일어날 경우 터널 붕괴를 막기 위해 깊숙이 판 것 같다”며 “그러나 이번 핵실험 때 발생한 인공지진의 에너지(P파)는 오히려 3차 때의 80% 수준이고, 규모 4.8도 3차 때(4.9)보다 작아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KIGAM 지진연구센터는 38개(기상청 운영 110여 곳 별도)의 지진관측소 자료와 8곳의 음파탐지기를 활용, 지진이 발생할 경우 자료를 분석해 국가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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