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아이 돌본 경비원 … 친절에 감사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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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며칠 전 두 아이를 데리고 은행에 갔었다. 대형 쇼핑센터 안에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로 굉장히 붐볐다. 큰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따라왔는데 건물 입구 주변에는 자전거를 세워둘 적당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입구 안으로 자전거를 끌고 들어가 "잠깐 다녀올 때까지 동생 데리고 기다리고 있어"라고 아이를 다독거리고는 은행에 들어갔다.

그런데 은행 일을 마치고 나와보니 경비원 한 분이 아이들 곁에 서 있었다. 무슨 일인가 뛰어가보니 작은 아이가 엄마가 보이지 않는다고 울고 불고 난리를 피우는 것을 경비 아저씨가 친절하게 아이들을 달래고 있었던 것이다. 연세도 지긋하신 분이 내 실수 때문에 곤욕을 치르신 것 같아 어쩔줄 몰라하는 나에게 그 분은 웃으시면서 "괜찮으니 아이들을 잘 달래주라"고만 하셨다.

하루 종일 사람들이 붐비는 쇼핑센터에서 근무하다 보면 짜증도 날 만한데 오히려 친절을 베풀어준 경비 아저씨 덕분에 무더운 날의 외출이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다시 한번 그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연옥.경기도 구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