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필리핀 검찰 총장 등 간부 15명 … 한국서 2주간 수사교육 받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국인 피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필리핀의 검찰 간부들이 한국에서 수사기법 교육을 받기로 했다. 한국 검찰은 이를 계기로 필리핀 검찰과 수사공조 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작년에만 11명 한국인 피살
수사공조 협약 체결도 검토

법무연수원 관계자는 6일 “오는 3월 클라로 아레야노 검찰총장 등 필리핀 검찰 고위 간부 15명이 한국에서 2주간의 교육에 참여하게 된다. 구체적인 일정은 현재 조율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외국 검찰총장이 한국에서 교육받은 사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 아레야노 총장 등은 한국의 과학수사, 사이버범죄 수사, 반부패 수사, 경찰 수사 지휘 기법 등을 전수받는다.

아레야노 총장이 방한하면 김수남 검찰총장이 만나 양국 검찰의 수사공조 문제를 논의한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필리핀은 수사공조 필요성이 큰 국가로 방한 날짜가 확정되면 양국 총장 간 협의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만 한국인 11명이 필리핀에서 살해됐다.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수배자도 2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양국 검찰 간 공조 시스템은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반면 경찰에는 수사협력 체계가 있다.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한국 경찰관을 필리핀으로 보내 피살된 사업가 조모(57)씨 사건을 현지 경찰과 공동으로 수사했다.

수사공조는 법무부·외교부를 거치는 ‘사법공조’와 달리 양국 수사기관 간의 직접 소통을 가능케 한다. 중국에서 송환된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 강태용(55)씨도 한국 검찰과 중국 공안 간의 수사공조로 체포됐다. 한국 검찰은 19개국 수사당국과 수사공조 협약을 맺었다.

서복현·장혁진 기자 sphjtbc@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