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등반 중 직원 숨진 대보 “물의 일으켜 죄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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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인 지난해 12월 25일, 지리산 천왕봉으로 오르던 대보정보통신 사업부 김모(42) 차장이 등산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그래픽 중앙포토]

성탄절인 지난해 12월 25일 회사 ‘단합대회’ 차원에서 새벽 등반을 하다 회사 직원이 숨진 사건(본지 1월 6일자 10면 보도)에 대해 대보그룹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유가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보도 후 “유가족 적극 지원”
‘경영진 무리한 지시’ 언급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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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보그룹은 6일 ‘고인의 명복을 빈다.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변호사 선임 등 가능한 모든 지원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내용의 글을 홈페이지에 띄웠다.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환경을 만들고 기업문화를 개선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그러나 강제적 산행이나 엘리베이터 이용 금지 등 경영진의 무리한 지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대보그룹 관계자는 “산행 문제는 점차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회장 지시로 새벽 산행하던 대보그룹 직원 숨져

지리산 등반 중 사망한 대보정보통신 사업부 김모(42) 차장은 2008~2014년 이 회사의 노조위원장이었다. 직원복지 향상을 주도하며 동료들의 큰 신임을 얻었다고 한다. 유가족 측은 “아직 가족에겐 제대로 된 회사 측의 사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본지 보도 이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강압적인 기업문화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네티즌 ‘클**’는 “자신이(회장이) 좋아하는 것을 직원에게 강요하는 사고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네이버 이용자 ‘amag****’는 “단합이니 뭐니 하면서 주말에도 못 쉬게 하는 그런 기업문화 뿌리 뽑아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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