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우젠 컵 2005'1위 달리는 대구FC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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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포항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대구FC 선수들이 드리블하고 있다. 이날 대구FC는 0대3으로 뒤지다 연속 4골을 터뜨려 4대4로 비겼다.[대구FC 제공]

"대구의 저력을 보여 준 경기!" "선수들의 끈기와 정신력에 감탄했습니다." "박종환 감독의 용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삼성하우젠 컵 2005' 축구대회에서 대구FC가 포항 스틸러스와 비긴 뒤 1위로 올라선 17일 오후. 대구FC 인터넷 홈페이지엔 팬과 시민의 글이 쇄도했다.

올 들어 선전하는 박종환 감독과 선수에 보내는 찬사와 격려가 대부분이다. 일부 팬은 "수비수의 잦은 교체로 손발이 맞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등 향후 전술에 대해 전문가 못지 않은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대구FC는 17일 경기에서 0대3으로 뒤지다 4골을 잇달아 터뜨린 끝에 4대4 무승부를 기록, 1위를 지켰다. 대구FC는 이동국 선수의 복귀전을 보기 위해 몰려든 1만4000여 포항 팬들 앞에서 최근의 1등이 실력임을 입증한 것이다.

대구는 현재 4승2무2패 승점 14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팬들은 "대구FC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구FC의 1위는 탄탄한 조직력과 투지 덕분. 유명 선수는 없지만 빠른 기동력을 이용한 역습 등 박종환 식 '벌떼 축구'가 효과를 발휘하는 셈이다.

대구 FC는 그동안 만년 하위를 기록해 왔다. 구단 김용하 홍보팀장은 "3년째 손발을 맞춘 미드필더의 조직력이 프로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시민구단으로 재정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구단도 열심히 지원하고 있다. 이대섭 단장은 "승리 때마다 수당 5000만원 지급 약속을 지켜야 해 연승이 오히려 '부담'"이라며 "선수단 요구를 적극 수용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도 연간입장권 구입, 쉬메릭을 통한 경기 홍보, 운동장 사용료 감면 등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구FC의 선전으로 지난해부터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방우정의 유머 중계'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하우젠 컵은 오는 5월 15일 개막되는 정규리그에 앞서 팀당 12경기씩 치러지는 컵 대회다.

박종환 감독은 "중간 순위 1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팬들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FC는 24일 오후 3시 전남을 대구 홈으로 불러들여 홈 4연승 및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위한 발판 마련에 도전한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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