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급 인사 18년만에 다보스 포럼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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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수용 북한 외무상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오는 20~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보스 포럼은 세계 각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모여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세계경제의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행사다.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은 세계무역기구(WTO)나 G7정상회담 등에도 영향을 끼쳐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다. 올해 다보스 포럼의 주제는 ‘제4차 산업혁명’이다.

리수용 북한 외무상 파견
김정은 "경제강국 건설" 의지 전달할 듯

북한 관리가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1998년 이후 18년만이다. 북한은 1989년 채희정 당시 정무원 산하 합영공업부장이 이끄는 대표단을 처음 파견했고 이후 6년간 불참했다. 북한이 다시 다보스 포럼을 찾은 것은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대기근이 발생한 1996년이었다. 북한은 당시 이성대 대외경제위원장을 파견해 미국과 일본에 식량원조를 요청했고, 1997년에는 김정우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장을 보내 북한식 자본주의 실험장인 나선경제무역지대에 투자유치를 도모하기도 했다.

올해 파견되는 리 외무상 일행은 다보스포럼에서 김정은 제1비서 집권 이후 북한 사회의 변화와 경제성장에 대한 의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제1비서는 지난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경제강국 건설에 총력을 집중해 인민생활 향상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며 경제 성장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북한의 외화벌이를 담당하는 윤영석 대외경제성 부총국장과 한웅 농업개발은행 사장이 동행하는 점도 경제외교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리 외무상은 지난 1998년 스위스 대사로 일하면서 당시 스위스에 유학중이던 김정은 제1비서와 여동생 김여정 현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도우며 스위스와 인연을 맺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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