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란 삼촌은 캐나다에서 새 삶…아일란 부친 압둘라는 이라크서 가족 잃은 슬픔 견디는중

중앙일보

입력

 
아일란 쿠르디 가족이 꿈꿨던 캐나다에 이들은 끝내 오지 못했다. 대신 쿠르디 삼촌 일가가 캐나다에 도착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

쿠르디의 삼촌인 모하마드 쿠르디와 아내, 5명 아이들이 28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 내렸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공항에는 쿠르디의 고모인 티마 쿠르디가 마중나와 이들을 얼싸 안았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에 살고 있는 티마는 오빠인 모하마드, 또 다른 오빠이자 아일란의 아버지인 압둘라 쿠르디 일가의 캐나다행을 도와 왔다.

압둘라는 3살 아일란과 5살 가립, 아내 리한과 함께 지난 9월 시리아를 떠나 난민 보트를 타고 그리스 코스섬으로 향하던 중 터키 해안에서 선박이 전복되면서 가족을 모두 잃었다.

이중 아일란은 터키 해변에 숨진 채 떠밀려와 난민의 비극적인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역시 캐나다행을 희망했던 모하마드는 아일란 사태 이후 수월하게 캐나다에 입국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총선에서 승리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만5000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모하마드는 공항에서 내린 뒤 “캐나다에 감사한다. 나는 행복하다, 아주 행복하다”고 영어로 인사했다. 티마는 “모하마드 가족에 문을 열어준 트뤼도 총리에게 감사한다”며 “트뤼도 총리가 우리가 어떻게 난민을 포용하고 그들의 삶을 살려야 할 것인지를 세계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압둘라도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오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나 압둘라는 캐나다행을 포기하고 현재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에 머물고 있다. 그는 그곳 난민캠프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가족을 잃은 슬픔을 삭히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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