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00만명 vs 190명….유럽 난민 문제 현주소 보니

중앙일보

입력

100만 명 대 190명.

난민 위기 속 유럽의 모습을 드러내는 숫자다.

100만 명은 국제이주기구(IOM)가 최근 올 들어 유럽으로 유입됐다고 밝힌 난민들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190명은 정식으로 정착한 이들이다. 뉴욕타임스는 28일(현지시간) 이런 보도를 하며 "두 숫자의 차이가 난민 문제를 대하는 유럽연합(EU)의 정치적 의지와 자원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썼다.

EU 정상들은 향후 2년 간 16만 명의 난민들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당초 4만 명에서 늘린 수치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큰 수치다.

EU에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다. 프랑스의 경우 3만 명을 받아들이기로 약속한 상태인데 1월이 돼야 900명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동유럽 국가 중 일부는 여전히 강제 할당에 거부감을 피력하고 있다.

난민들도 재정착을 반기지 않는다. 프랑스에선 최근 영국으로 향하는 관문인 칼레에 있던 난민 23명을 남동쪽에 있는 도시의 수용시설로 옮겼는데 15명이 남아있을 뿐이다. 독일 등 난민에 보다 우호적인 국가들로 가길 원한다. 독일은 독일대로 "혼자선 난민들을 감당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중이다. 이래저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