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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밝힌 자랑스러운 변호사 조영래'…25주기 기념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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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은 고(故) 조영래 변호사가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되는 날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11일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민주화에 헌신한 그의 삶을 재조명하기 위해 '시대를 밝힌 자랑스러운 변호사 조영래, 25주기 기념식'을 열었다.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약 한 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천정배 의원 등 야권의 핵심인사들이 여럿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조 변호사와 문 대표는 사법연수원 동기이고, 천 의원은 조 변호사와 김앤장과 남대문합동법률사무소에서 함께 일했다. 박 시장은 망원동 수재사건과 부천서 성고문 사건 당시 조 변호사와 공동 변호인단을 구성한 적이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용담·김지형 전 대법관,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 등 법조계 원로들과 조 변호사의 지인들을 포함해 15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사에서 문 대표는 조 변호사를 '거인'이라고 표현했다. 문 대표는 "그는 한 사람이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일을 짧은 생애 동안 해낸 거인"이라며 "항상 힘없는 사람들 편에서 인권운동을 하는 우리 시대 최고의 휴머니스트"라고 말했다. 또 "영래 형의 뒤를 따라가겠다. 평범하고 소박한 삶도 귀하게 대접받는 세상,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달려나가겠다"는 다짐도 했다.

박 시장도 조 변호사를 추억하며 "형은 나에게 형님이고 선배이자 스승이였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금 세상이 '헐'이다. 희망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다"며 "이럴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조영래"라고 회상했다. 이어 박 시장은 "형 그때처럼 그냥 형이 시키는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통찰과 포용으로 실천했던 당신의 품이 그립다"며 기념사를 맺었다.

서울 변호사회가 처음 제정한 '조영래상' 시상식도 이어졌다. 첫 수상자로는 남대문합동법률사무소의 후신인 시민공익법률사무소에서 일을 시작했던 김진 변호사(사법연수원 28기)와 민주노총 법률원장인 권두섭 변호사(연수원 29기)가 선정됐다.

이날 참석여부에 관심이 모였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손 전 대표는 1965년 한·일 회담 반대시위를 조 변호사, 고(故)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 등과 함께 주도해 한 때 '서울대 운동권 트로이카'로 불렸다. 이후 두 사람은 70년대 인권운동 과정에서도 손을 잡았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절친한 친구이자 동지였던 조 변호사와의 관계만 생각하면 당연히 참석해야 할 자리"라면서도 "정계 복귀와 관련한 추측성 보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행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eong.hyuk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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