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15연패 SK악몽'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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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마산고를 졸업한 이동학은 꿈을 안고 경부선 열차를 탔다. 이동학은 고교시절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장학금을 받았을 정도로 유망한 우완투수였다. 현대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번으로 이동학을 찍었다.

그러나 1군무대에는 신인 이동학이 있을 자리가 없었다. 2000년 한국시리즈 우승팀 현대에는 정민태.임선동.김수경이 공동 다승왕(18승)에 오를 정도로 투수가 넘쳐났다. 구단에서는 이동학에게 군입대를 권했다. 병역이나 먼저 끝내라는 뜻이었다.

머리를 깎고 2001년 논산훈련소에 입소하면서 이동학은 불안한 미래에 눈물도 흘렸다. 그러나 상무가 그해부터 프로 2군리그에 참가하게 되면서 상무팀에서 뛰는 행운을 잡았다. 이동학은 지난해 8승(3패1세)으로 2군 북부리그 다승 2위에 오르며 실력을 쌓아갔다.

지난 4월 21일 제대 후 이동학은 처음으로 1군무대를 밟았다. 이후 한달여 만인 지난달 27일 수원 기아전에서 구원승으로 프로 첫 승을 거뒀다. 이어 정민태의 부진, 임선동의 2군행, 조용준의 부상 등이 겹쳐 출전기회는 늘었고, 구원승으로만 3승을 챙겼다.

26일 광주 기아전에서 드디어 프로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다. 긴장한 탓에 볼넷을 5개나 내줬으나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으로 6과3분의1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으로 기아 강타선을 막아 5-2 승리를 이끌었다. 이동학은 시즌 4승(무패)을 첫 선발승으로 기록하며 신인왕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LG는 잠실 한화전에서 5-5 동점이던 연장 11회말 1사 1, 3루에서 김상현의 끝내기 좌전안타로 6-5로 승리, 4시간46분간의 혈투를 마감했다.

삼성은 대구에서 강동우(3회).양준혁(8회)의 3점 홈런 등으로 롯데를 11-2로 꺾고 한달여 만에 단독선두에 복귀했다.

두산은 문학 SK전에서 선발 3연승을 달린 이리키의 호투를 앞세워 4-3으로 역전승, 지난해부터 이어진 SK전 15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김종문.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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