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최후통첩' 안철수는 부산행…비주류는 '구당 모임' 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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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를 향해 ‘최후통첩’(혁신전당대회 개최)을 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7일 고향인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에선 동서대 장제국 총장의 부친인 고(故) 장상만 전 국회부의장 빈소를 조문했다.

한 측근은 “당초 부산에서 1박2일 정도 머물며 부친을 뵌 뒤 서울 자택으로 돌아와 거취를 고민할 예정이었으나 어쩌면 고민하는 기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8일 오전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하는 문 대표의 입장을 들어본 뒤 곧바로 입장을 내려고 했으나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10일 대전대에서 하기로 한 특강도 연기했다. 안 의원실 한 관계자는 “상황이 워낙 급변해 더 고민해야할 것같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조언그룹에선 ‘탈당 불가피론’을 드는 사람이 많지만 당에 남아 ‘총선 불출마 선언’과 같은 방식으로 먼저 내려놓는 모습을 보이며 문 대표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않다”고 전했다. 아직 탈당 여부 등 행보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했다는 얘기다.

안 의원측이 고민하는 건 보조를 맞출 수 있는 비주류 현역 의원들의 세(勢)가 얼마나 되느냐다. 비주류의 주승용 최고위원,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문 대표를 압박했다. 오영식 의원도 이미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상황이어서 이날 회의는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비주류 측은 지도부에서 연쇄 사퇴해 문재인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날 문 대표를 면담한 주 최고위원은 8일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비주류 의원들은 이날 오찬 회동에서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 모임’을 결성했다. 구당 모임에는 김영환(4선), 강창일ㆍ김동철ㆍ신학용(이상 3선), 김영록ㆍ노웅래ㆍ문병호ㆍ유성엽ㆍ이윤석ㆍ장병완ㆍ정성호(이상 재선), 박혜자ㆍ최원식ㆍ황주홍(이상 초선) 의원 등 14명이 참여했다. 최원식 의원은 “문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포함한 백의종군을 하고 안 의원은 탈당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하지만 당내에선 "구당모임 의원 상당수가 향후 탈당이 가능한 의원들"이란 반응이 나왔다. 현역은 아니지만 이날 조배숙 전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에게 자신이 만들고 있는 신당에 합류해달라고 제안했다.

김형구ㆍ위문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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