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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장난감계의 허니버터칩, 터닝메카드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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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희·김예빈·김민재

불과 1년 전 과자 하나에 온나라가 들썩였다. 겨우 과자 한 봉지를 사기 위해 사람들은 동네의 온 편의점이며 마트를 돌아다녔고, 그것도 부족해 온라인상에서 희망소비자가격 1500원짜리 과자가 원래보다 10배의 가격인 15000원에 구하기도 했다. 이 폭풍같던 과자 열풍은 최근 그저 시시한 바람 정도로 식어버렸지만, 이러한 돌풍이 엉뚱하게도 유치원부터 초등 저학년을 타겟으로 한 장난감 하나로 옮겨갔다. 제2의 허니버터칩이 된 장난감, 터닝메카드를 취재해보았다.

이 돌풍은 터닝메카드라는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텔레비전에 방송을 시작한 이후 시작되었다. 한국의 장난감 회사 ‘손오공’에서는 이 애니메이션에 출연하는 자동차 로봇을 모티브로 카드를 자동차에 꽂아 로봇으로 변신하는 장난감을 만들어 출시했다.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따라 터닝메카드 장난감은 순식간에 인기를 끌었고 이제는 돈이 있어도 파는 곳이 없어서 못 살 지경에 이르렀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터닝메카드를 검색해보았다. 이 장난감과 관련된 단어들이 그 밑으로 주르륵 뜬다.

그 중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터닝메카드장난감 파는곳’ 이다. 이처럼 이 장난감을 파는 곳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들은 날마다 동네 근처의 마트를 발에 불 나도록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 위 사진처럼 포털사이트 혹은 여러 엄마들이 모여 육아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터넷 카페에 모여 ‘터닝메카드 파는 곳’ 에 대하여 묻고 답한다.

너희 집에는 터닝메카드도 없니?

이쯤 되면 아이들이 원한다고 해서 이걸 꼭 사줘야 하는지 의문을 품는 의견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는 터닝메카드 장난감 돌풍의 실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의견이라는 것이 또 다른 부모의 주장이다.
“이 장난감 없으면 왕따 당한단 말이야!”

위 사진은 실제 한 학부모가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이다. 자신의 아이가 장난감 때문에 왕따를 당한다는데 그 장난감을 사주지 않을 부모가 존재하기는 할까. 이를 보면 이 장난감 돌풍이 그저 허니버터칩 돌풍처럼 단순한 돌풍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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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장난감을 사야 할 수 밖에 없는 부모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장난감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이들이 마주하는 난관은 바로 사재기와 가격 뻥튀기이다. 희망소비자가격 1만6900원짜리 장난감은 인기가 높은 모델일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아이가 원하는 모델을 구하기 위해 마트가 문을 열기도 전에 줄을 서 장난감을 구해야 하는 웃지 못할 풍경도 벌어진다. 두 배, 세 배 뻥튀기된 가격은 애교에 불과하다. 인터넷 상에선 가격을 10배로 불려 판매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터닝메카드 열풍을 보고 있자면 예전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또 다른 돌풍을 일으켰던 ‘노스페이스 패딩’ 이 생각난다. 그때도 이 패딩이 없으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고 심지어 패딩의 종류를 따져 계급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지금의 장난감 돌풍을 보고 있자면 그때 패딩으로 친구들의 급을 나누던 청소년들의 얼룩진 문화가 이제는 더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내려온 것처럼 보인다. 장난감 때문에 멍든 동심, 이 비정상적인 돌풍이 하루 빨리 사라지기를 오늘도 부모들은 원하고 있을 듯하다.

글=김태희·김예빈·김민재(울산외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울산외고지부, 사진=손오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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