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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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전자 재무팀은 올초 경영계획을 짜면서 적정 환율을 달러당 1천2백20원으로 잡았다. 이 회사는 원화환율이 1백원 움직이면 연간 매출이 1조2천억원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최근 무역협회가 2백여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달러당 1천2백29원은 되어야 적정 이윤을 얻으며 다른 나라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만큼 원화가치는 더 올라가리란 점이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최근 환율 전망을 수정해 올 연말께 원화 환율이 1천1백원 근처까지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1천1백원선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거론했다.

기업들은 환율에 기대 손쉽게 장사하던 습성에서 벗어나 스스로 수출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는 생존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북핵 사태와 노사 문제라는 특수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화가치 상승을 염두에 두어야 하지만, 북핵 위기가 다시 불거지거나 노동계의 투쟁이 심해지면 외국 자본이 이탈하면서 원화가치가 갑자기 떨어질 수도 있다. 기업들은 나름대로 환위험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연구위원)

"더 큰 문제는 환율이 널뛰는 것이다. 어느 한쪽으로 안정적으로 움직이면 대비책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처럼 한국은행이 섣불리 개입해 환율이 10원 단위로 크게 움직이면 곤란하다. 이는 환투기꾼의 공격을 자초하는 일이다."(삼성전자 재무팀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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