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주열 한은 총재, "주목해야할 중국 리스크는 한·중간 기업경쟁력 축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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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우리 기업 간 경쟁력 격차가 줄어든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 경제에 위협이 되는 중국 리스크(risk)로 중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목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수요 부진에 따른 영향보다 중국 기업의 추격과 이에 따른 한·중 기업 간 경쟁력 격차 감소가 한국 경제에 더 큰 문제라는 얘기다.

 이 총재는 25일 한은 본관에서 경제분야 전문가와 ‘경제동향간담회’를 갖고 “많은 전문가는 중국의 수요 둔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더욱 유의해야 할 부분은 중국의 산업경쟁력 향상”이라며 “중국과 한국 기업의 경쟁력 격차가 축소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큰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올해 기업인이 체감한 한국과 중국의 제조업 기술 격차는 3.3년에 불과했다. 2011년 조사(3.7년)보다도 더 좁혀졌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기업 투자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은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정부도 투자환경 개선으로 이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경제의 높은 성장세를 거론하며 기업을 위한 투자 규제 개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인도가 아시아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최근 인도의 높은 성장세의 배경에는 국내 기업은 물론,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철폐한 것이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세직 서울대 교수, 김주섭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장, 유창범 BOA메릴린치 서울지점 대표, 이만종 고려대 교수, 정인석 다이와증권 전무가 참석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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