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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ㆍ위문희 기자의 빈소정치 ⑩] 안희정 "YS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에 입당했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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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쇼 고로 주한일본대사는 24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에 대해 “(YS는) 한·일관계를 위해 큰 힘이 돼주셨다”며 “김영삼 대통령이라는 큰 위인을 상실하고 우리로서는 상실감을 느끼고 있지만 남은 자로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벳쇼 대사는 이날 오후 1시40분쯤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병원에 마련된 YS의 빈소를 찾았다. 22일부터 빈소를 지켜 온 김수한 전 국회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접견실에서 그를 맞았다. 다음은 빈소에서 오간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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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쇼 고로 주한일본대사. [사진 뉴시스]

▶벳쇼 대사=“동아시아 담당과장으로서 그때부터 (김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한·일관계를 위해서도 큰 힘이 돼주셨습니다. (대사로) 부임한 지 얼마 안됐을 때도 김영삼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그때 저를 향해 '한·일관계를 위해 힘을 써달라' 그런 말씀을 했습니다. 저도 대통령님의 뜻을 이어받아 한·일관계를 위해 힘을 다해 노력해나가고자 합니다.”
▶김수한 전 의장=“감사합니다. 저도 한·일관계를 위해 힘쓰겠습니다.”
▶벳쇼 대사=“우리로서는 대단히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를 이어 김수한 의장님께서 한·일관계 위해 힘써주신다고 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된 게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앞으로 전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원들간 교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김무성 대표, 서청원 (한·일의원연맹) 회장님께서 일본을 방문해 주셔서 한·일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이라는 큰 위인을 상실하고 우리로서는 상실감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남은 자로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과 협력해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힘을 다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청원 최고위원=“고맙습니다. 대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번에 두 정상이 만난 뒤에 한·일관계가… 그(정상회담) 이후 (일본을) 방문해보니 (분위기가) 많이 부드러워 졌습니다. 그래서 두 정상이 합의한 한·일관계 현안 문제(논의)를 가속화하겠다는 것이 연말까지 정리되길, 제가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서 간곡하게 바랍니다. 그 부분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큽니다. 금년에 마무리짓고 내년에 새로운 출발하길 진심으로, 한·일의원 연맹 회장으로서 바라고 있습니다."
▶벳쇼 대사= “저도 여기있는 대사로서 한·일간 현안을 빨리 해결해서 좋은 관계를 추진해나갈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오늘은 슬픈 계기였습니다만, 이렇게 여러분을 만나뵙고 따뜻한 격려를 받은 것도 김영삼 대통령께서 우리를 만나게 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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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뉴시스]

벳쇼 대사에 앞서 빈소를 찾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방명록에 “고인께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의 선두에 계실 때, 저는 이제 막 민주화운동에 합류한 꼬마 대학생이었습니다. 고인으로부터 큰 은혜를 입고 삽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조 교육감은 신용선 민주화추진협의회 국장과 내빈 식당 한쪽에서 대화를 나눴다.
▶신용선 국장=“그동안 YS가 엄청나게 저평가 돼있었어요. 돌아가시면 (평가가) 올라갈 거라고들 했는데…”
▶조희연 교육감=“저는 민주화의 연구자이기도 했습니다. (YS정부는) 군부 독재정권의 일부가 지분을 갖는 약간 불완전한 민주정부였는데 이건 맞는 것 같아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한다는 YS의 전격성이 아니었으면 (민주정부 탄생은) 불가능했을 거라고 봅니다.”
▶신용선 국장=“‘조희연 교육감 이념전향. 새누리당 입당 ’이렇게 (기사) 써, 하하하”
▶조 교육감=“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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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사진 뉴시스]

오후3시쯤엔 김종인 전 의원이 조문했다. ‘야권 인사’로는 유일하게 사흘째 빈소를 지키고 있는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과 접견실에서 마주앉아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김종인 전 의원=“요새 어디 있어요?”
▶손학규 전 고문=“그냥…”
손 전 고문은 전남 강진의 흙집에서 거주하다가 YS 서거이후 서울 구기동 자택에 머물며 빈소를 오가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전 의원이 “왜 거기(강진) 가 있느냐. 나오셔야지”라고 ‘하산’을 권유하자 손 전 고문은 아무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오후 2시 40분 쯤엔 YS의 ‘개혁공천’으로 15대 국회에 입성했던 홍준표 경남지사가 빈소를 찾았다. 홍 지사는 행정자치부가 이날 공식 발표한 YS의 장례부위원장 6명 중 한명이기도 하다.
▶홍준표 지사=“참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국가 개혁을 많이 하신 분인데 지난번에 IMF(1997년 외환위기) 때 많은 국민들이 비난하는 것을 보고 참 가슴 아팠습니다. 새롭게 한번 다시 한 번 재조명되었으면 합니다. 산업화 시대와 민주화 시대가 이젠 다 끝이 났으니까 산업화 세력, 민주화 세력들이 더 이상 다투지 말고 나라가 선진강국으로 가는 데 전부 힘을 합쳤으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시각에 안희정 충남지사도 도착했다. 안 지사는 YS가 통일민주당 총재이던 시절이던 1988년 12월 입당해 정치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YS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안희정 지사=“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이끄셨던 우리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셨습니다. 매우 애통하게 생각합니다. 지도자 한 분을 잃었고 우리에게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할 책무가 맡겨진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경희ㆍ위문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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