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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CEO] 美 어바이어 피터슨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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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지난달 8일 미국 뉴욕 뉴어크 공항에 도착했다.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공항에서 만난 어바이어 직원과 함께 차를 타고 본사가 있는 뉴저지주 배스킹리지로 한 시간 가량 달렸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어바이어 본사 건물이 나타났다.

현관 로비에 있는 대형 축구공이 어바이어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통합 커뮤니케이션 공급업체였음을 짐작케 했다.

3층 회장실로 들어섰다. 4평 남짓이나 될까. 세계적인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솔루션 및 서비스 공급업체 회장실로는 좁아 보였다. "협소하지 않으냐"는 물음에 피터슨 회장은 "일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창의력을 생명으로 하는 회사"라며 "연구원들의 방이 넓어야지 회장실이 넓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자 성형문자로 적혀 있는 액자인, '秋''冬''春''夏'의 순서를 '春''夏''秋''冬'으로 바꿔 걸게 했다.

액자 속에 적혀 있는 한자의 의미도 설명해줬다. 컨설팅 회사인 엑센추어에 근무하는 딸과 대학 2학년인 아들의 사진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인터뷰에는 린 뉴먼 해외홍보 담당 이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어바이어의 강점은 뭔가.

"어바이어는 젊은 신생기업이다. 하지만 출범후 3년 만에 기업용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올랐다. 어바이어의 강점은 음성 및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두 분야 모두에서 다년간 쌓아온 기술력과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고객들이 투자수익률(ROI)을 높이고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어바이어는 특히 우수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각 기업의 네트워크 수준과 투자 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구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바이어의 경영 철학과 비전은 무엇인가.

"세계 최고의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들이 보다 뛰어난 비즈니스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바이어의 목표다. 이를 위해 어바이어는 고객 가치(customer value).신뢰(accountability).다양성(diversity).혁신(innovation)등에 가치를 두고 있다. 고객의 성공은 곧 어바이어의 성공이다. 또 성실과 윤리를 비즈니스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어바이어의 성공은 직원들 개개인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어바이어는 모든 직원들에게 기회와 지원을 아낌없이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정책은 어바이어가 쌓아가고 있는 '성과 기반 문화(Performance driven Culture)'의 핵심 요소다. '성과 기반 문화'는 어바이어의 고객과 어바이어 직원 모두의 성과를 목표로 지속적이고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바이어가 운영하는 비즈니스 파트너 프로그램이 뭔가.

"이 프로그램은 어바이어로부터 공인된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어바이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다. 한국에서도 로커스 등의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어바이어는 2천5백여 비즈니스 파트너와 함께 일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최신의 솔루션과 아낌없는 세일즈 및 기술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더 큰 투자수익률(ROI)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정보기술(IT) 시장의 트렌드는 한마디로 '통합(convergence)'이다. 음성과 데이터가 통합되면 소비자는 어떤 혜택을 누리는가.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음성과 데이터를 통합한 네트워크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통합 네트워크는 데이터 네트워크에 단순히 전화발신음을 싣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음성과 데이터를 하나의 네트워크에 통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상 근무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보다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이동성을 제공해준다."

-연구.개발(R&D)부문 운영은.

"우리는 연간 4억달러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R&D 투자는 인프라,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전화기와 같은 통신기기 등에 중심을 두고 있다. 어바이어의 R&D 인력은 2천8백여명이다. 어바이어의 R&D 사업부문인 어바이어 랩은 어바이어의 모기업인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벨 연구소에 뿌리를 두고 있다. 현재 미국.영국.한국 등 16개국 22개 도시에 어바이어 랩을 운영하고 있다."

-어바이어는 2002 한.일 월드컵 공식 파트너로 선정돼 성공적으로 월드컵을 지원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월드컵 후원을 통해 얻게 된 것은 무엇인가.

"어바이어가 한.일 월드컵을 통해 얻은 것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것뿐만은 아니었다. 한.일 월드컵은 어바이어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대규모 기업 네트워크 환경을 지원할 수 있는지 기술력을 입증해 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한.일 2개 국가를 연결해야 했던 한일 월드컵 네트워크는 그만큼 복잡했고, 규모도 상당했다. 이 복잡한 네트워크가 전부 어바이어의 제품으로 설계.구축됐으며, 어바이어 서비스 사업부의 직원들이 24시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했다.

그 결과 한.일 월드컵 네트워크는 단 한차례의 오류 없이 99.999%라는 놀라운 안정성을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대회를 지원했다. 어바이어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활용되고 있다."

-어바이어 차원에서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나.

"한국 시장은 어바이어 본사가 선정한 전세계 10대 투자우선대상국 (G10)중 하나로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어바이어는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 시장에서 어바이어의 위치를 보다 확고히 하고자 더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다."

-한국의 IT산업을 평가한다면.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IT 시장이 침체기에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IT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신기술 도입과 적용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반도체.통신.초고속 인터넷 분야 등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 IT 시장의 성공에 어바이어가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뉴저지=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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