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싸인 푸틴 둘째딸…"2조 주식 청년 부호와 결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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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둘째 딸이 13억 파운드(약 2조 3000억원)의 주식을 보유한 청년 부호와 결혼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둘째 딸인 예카테리나(29)는 지난 1월 스위스를 방문할 당시 자신을 키릴 샤말로프(33)의 ‘배우자’라고 표현했다. 샤말로프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로 구성된 ‘오제로 다차’의 멤버이자 러시아 로시야 은행의 2대 주주인 니콜라이 샤말로프의 아들이다.

푸틴은 가족들의 사생활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며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예카테리나 또한 공식적인 활동에 나서지 않고 그의 행적 또한 ‘추정’ 수준에 머무를 뿐이다. 푸틴이 자신의 딸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지난 2011년으로, 당시에도 두 딸이 모스크바에 살고 있다는 점과 함께 둘째딸인 예카테리나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에서 일본어와 역사 등 동양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였다. 예카테리나는 2012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다는 기사가 보도되면서 한국에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해당 남성 측에선 예카테리나와의 결혼에 대해 부인한 바 있다.

예카테리나의 행적이 공식적으로 드러난 건 2013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 아크로바틱 록앤롤 댄싱 경연대회에서였다. 당시 그는 이 경연대회에 출전해 5위를 기록했고 현재 러시아 아크로바틱 록앤롤 연맹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러시아의 석유화학기업인 시부르는 아크로바틱 연맹을 적극 후원하고 있는데, 시부르는 예카테리나의 남편으로 알려진 샤말로프가 몸담고 있는 기업이다.

또 예카테리나는 모스크바 국립대 기계수학부의 고위 관리로 등재돼 있다. 실제 홈페이지에는 예카테리나에 대해 2011년 이후 6개의 과학·수학 논문과 서적을 집필한 저자로 올라 있다. 대부분의 논문은 빅토르 사도프니치 모스크바 국립대 총장과 공동 저술로 돼 있는데, 이에 대해 사도프니치 총장은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한 채 “카테리나는 타고난 연구자이며 다수의 과학 세미나와 컨퍼런스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만 밝혔다.

현재 예카테리나는 모스크바 국립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진 과학자 육성 프로젝트인 ‘이노프락티카’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 이노프락티카는 투자 규모만 17억 달러(약 1조 9600억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푸틴의 이너서클인 ‘오제로 다차’ 소속의 방산업체와 석유기업, 금융계열사들이 대거 투자하고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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