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첫방, 웰메이드 역작의 탄생 알린 신호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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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극 '송곳'이 웰메이드 작품의 탄생을 알렸다. 배우들의 연기, 연출력, 스토리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4일 첫 방송된 '송곳'은 안내상의 내레이션으로 포문을 열었다. "분명히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송곳 같은 인간"이라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로 시작됐다.

첫 방송에는 지현우(이수인)와 안내상(고구신)이 '꼰대'가 될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한 스토리가 중심을 이뤘다. 이수인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게 불의에 맞서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 하지만 불의에 맞선 후 밀려오는 공포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몰랐던 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불의에 맞섰지만, 늘 낭패를 보는 건 이수인 자신이었다. 이에 학창시절에는 담임 선생님에게 찍혀 매질을 당했고, 육군사관학교 시절엔 쫓겨날 위기까지 처한 그였다. 현재는 푸르미 마트의 과장으로 일하고 있지만, 판매 직원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자르라는 윗선의 명령에 반발하면서 다시금 고난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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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신은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약자들을 대변하는 노동 상담소 소장이었다. 갑과 을이 분명한 이 사회에서 '을'을 대변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는 인물이었다. 떼인 임금을 대신 받아줘서 고맙다는 한 청년이 건넨 사례금에 "쓸데없는 어른 흉내 내지 말고 네 밥그릇이나 잘 챙겨"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꼰대가 되지 못했지만, 그가 살아가는 인생관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려줬다.

어떻게든 꼰대가 되어 세상과 어울려 살아보고 싶지만, 타고난 기질상 그럴 수가 없는 이수인과 을을 대변하면서 살아가는 고구신의 모습이 브라운관을 수놓았다. 지현우와 안내상은 원작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외모뿐 아니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연출을 맡은 김석윤 PD는 두 인물의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잘 녹여냈다. 원작을 영상으로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감각적인 연출력으로 '역시'란 만족감을 안겼다. 탄탄한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이뤄진 작품인 만큼 스토리 역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또 하나의 '역작' 탄생을 알린 '송곳'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된다.

'송곳'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24일 첫 방송됐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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