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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 리포트] 전도현 학생기자의 이동환 북 칼럼니스트 인터뷰 "글·방송 통해 평생 좋은 친구 찾아주는 일 하지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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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오른쪽) 북 칼럼니스트를 만난 전도현(용인 성서초 5) 학생기자는 북 칼럼니스트란 직업에 대해 묻고 좋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저는 요즘 집 근처 도서관을 자주 찾습니다. 도서관에서 열리는 인문학 강의를 듣고 있어서죠. 책과 영화에 관련한 인문학 강의인데, 그중 아주 재미있는 강의(조금 어렵기도 합니다)를 하는 분을 만나게 돼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친절한 과학책』의 저자인 이동환 북 칼럼니스트입니다. 북 칼럼니스트는 어떤 직업인지, 독서의 계절에 어울리는 책은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북 칼럼니스트란 어떤 직업이고 어떻게 활동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름 그대로 책(book)에 대한 칼럼을 쓰는 사람이에요. 칼럼을 써서 신문·잡지에 싣거나 TV·라디오에 나와 책을 소개하죠. 강의도 합니다. 책을 좋아한다면 해볼 만하지만, 실제로 칼럼니스트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국내 북 칼럼니스트는 30명 정도로 알고 있어요. 전 원래 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어요. 마흔 살 정도 되자 ‘세상에 대해 모르는 게 정말 많구나’ 생각이 들어 본격적으로 과학·인문학 책을 읽기 시작했죠. 10년간 매년 100권 이상 읽고 글을 썼어요. 나중에는 교육방송에도 출연하게 됐죠. 그렇게 3년간 두 가지 일을 겸하다 2010년부터 북 칼럼니스트로만 활동하고 있습니다.”
칼럼 한 편을 쓰는 과정은요.
“먼저 서점에서 방송이나 칼럼으로 소개할 책을 고릅니다. 다음으론 책을 읽어야죠. 메모하고 곳곳에 포스트잇도 붙이며 꼼꼼하게 읽지만, 읽는 속도는 빠릅니다. 관련 자료도 찾아봐요. 해당 책만 쓰기도 하고 비슷하거나 반대되는 책을 같이 다루기도 하죠. 쓰기 전 생각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A4용지 한 장 분량을 쓰는데 2시간 정도 걸려요.”

이동환 북 칼럼니스트는 방송에서 소개할 책을 직접 보여주었습니다. 책에 밑줄도 많이 그어져 있고, 포스트잇도 많이 보였어요.

읽은 책을 모두 칼럼으로 쓰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또 좋아하지 않는 책도 읽어야 할 것 같고요.
“좋아하지 않는 책이어도 읽어야죠(웃음).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에 관련한 책을 좋아하지 않는데, 필요할 때는 읽습니다. 내 책을 쓰기 위해서 따로 좋아하는 책도 많이 읽고요.”
북 칼럼니스트로서 ‘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책이란 나를 발견하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책꽂이에 꽂힌 책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어요. 인간의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가 ‘나는 누구인가’예요. 책은 자신의 정체성이고, 내가 읽는 책이 나를 설명해준다는 뜻이죠.”
어린 시절에도 책을 좋아하셨나요.
“동화책과 위인전을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땐 만화책을 좋아했고요. 중학생 때부터는 내용이 적은 만화가 싫어져 글로만 된 책을 읽었어요. 소설을 많이 읽었죠. 아버지가 항상 책을 읽으셔서 집에 책이 많은 편이에요. 책과 늘 가깝게 지내는 환경이죠. 40세부터는 목적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재미있는 것을 찾게 되면 한 분야만 파게 되요. 학생들에게도 이런 독서법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은 무엇인가요.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입니다. 제게는 인생의 교과서와 같죠. 여행 작가이자 기자로 활동했던 빌 브라이슨은 문과 출신인데 공부를 해서 과학책을 쓴 사람이에요. 저도 그 책을 보고 『친절한 과학책』이란 책을 쓰게 됐죠. 원래 과학 공부를 좋아하지 않던 학생이었는데 어른이 돼 과학책을 읽으니 재미있더라고요. 저와 같았던 사람들에게 ‘과학의 재미’를 알려주고 쉽게 과학을 설명해주고 싶어서 책을 썼습니다.”
좋은 책을 선정하는 기준은 뭔가요.
“우선 작가를 봅니다. 번역서일 경우 번역가도 보죠. 출판사도 살펴보니, 까다로운 독자인 편입니다. 또 책을 고르는 눈, 즉 안목을 기르는 게 중요해요. 베스트셀러만 읽지 말고, 직접 읽고 싶은 책을 골라보세요. 실패할 때도 있지만 책을 고르는 안목을 기를 수 있습니다.”
책보다 스마트폰을 많이 보는 10대들을 위해 책과 가까워질 방법과 추천 도서를 알려 주세요.
“먼저 엄마·아빠가 집에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서 분위기가 자연스레 만들어지도록 말이죠. 사실 TV와 스마트폰이 없으면 책을 보게 되니 스마트폰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어요. 추천할 만한 책은 앞서 말한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입니다. 원래 책은 조금 어렵고, 청소년판으로 『그림으로 보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있죠. 그 외에는 세계문학전집과 한국문학전집을 권하고 싶어요. 문학전집의 소설을 읽으면 재미도 있고, 교훈도 얻죠.”
마지막으로 소중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해 주세요.
“책하고 친구 하세요. 죽을 때까지 가장 좋은 친구는 책입니다. 제게도 책은 애인같이 소중한 존재예요. 책을 읽다가 둘 때는 책갈피를 사용하고 책장을 접거나 책의 원형을 흩트리지 않도록 소중히 다룹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글도 잘 쓸 수 있게 되요. 만약 북 칼럼니스트가 되고 싶다면 꾸준히 책을 읽고 글도 많이 써봐야 해요. 노력만 하면 북 칼럼니스트는 물론이고 작가도 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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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칼럼니스트 이동환]

북 칼럼니스트 이동환은 『친절한 과학책』, 『질문하는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 『독학자의 서재』 등을 지은 저자이자 신문·잡지·라디오·TV에서 책을 소개하는 북 칼럼니스트. KBS1 라디오의 ‘책 읽어주는 사람’과 ‘인문학 산책’, EBS FM ‘책으로 만나는 세상’, YTN FM ‘YTN 매거진’ 등의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했으며, 현재 KBS 포항 ‘동해안 오늘’과 국방FM ‘프렌즈FM 청춘매거진’을 매주 방송하고 있다. 또 한경비지니스에서 ‘이동환의 독서노트’를 격주로 연재 중이며 대학교와 지역 도서관 등에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글·사진=전도현(용인 성서초 5) 학생기자, 정리=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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