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62㎞ 날던‘랩터’ … 1000㎞로 순간 가속 “과학을 거스른 전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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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20~25일)에 참가한 세계 최강 미국 전투기 F-22 ‘랩터’가 19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비행을 하고 있다. 최대 속도는 음속 2.5배다. 스텔스 기능을 위해 미사일 8발과 초당 100발을 발사하는 20㎜ 기관총을 장착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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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항공우주 전시회 오늘 개막

 세계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는 F-22 ‘랩터’가 19일 서울공항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20일 개막하는 2015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를 앞두고 가진 미디어데이(언론을 대상으로 한 공개 행사)였다.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온 적은 있지만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비행시범을 보인 건 처음이다.

 주최 측은 랩터의 비행 여부를 1시간 전까지 확정하지 못했다. 기상이 좋지 않아서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환경에서도 공중 우세를 달성하는 전투기”라는 사회자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랩터는 300m의 활주로를 달려 수직 상승했다. 15분 동안의 기동시범에서 랩터는 지상 수십m 위로 낮게 날며 기수를 왼쪽, 오른쪽으로 돌리다가 갑자기 기체를 눕히는 ‘하버피치’와, 공중에서 수평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기동하는 ‘패들턴’으로 몸을 풀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기수를 30도가량 치켜들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시속 162㎞의 속도(저속기동)로 날다가 순식간에 시속 1000㎞ 이상을 돌파했다. 또 공중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다가 갑자기 수평으로 전환해 속도를 냈다. 제 자리에서 360도를 회전하는 ‘쇼’도 보여줬다.

 2007년 F-15C 전투기와의 모의 전투에서 144대를 추락시키는 동안 단 한 대도 피해를 보지 않은 이유를 성능으로 보여줬다. 한 예비역 공군 준장은 “항공기는 일정 속도 밑으로 내려가면 실속(失速)을 하기 때문에 추락하는데 과학의 원리를 거스르는 전투기”라고 말했다. 1400시간의 총 비행시간 중 F-22만 700시간을 몰았다는 존 커밍스 소령은 시범 비행을 마친 뒤 “한국 공군과의 관계를 더 강화시키기 위해 왔다”며 “(한국이 구매키로 한) F-35와 F-22는 모두 스텔스 기능이 있고, 5세대이기 때문에 비슷한 전술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F-22는 8개의 미사일을 기체 안에 감추고 초당 100여 발을 발사할 수 있는 20mm 기관포를 장착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 온 F-22는 시범비행인 만큼 무기를 장착하진 않았다.

 2015 ADEX에는 32개국 386개 방산 업체들이 참가해 신무기들을 선보인다.

성남=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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