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자회담 사실상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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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8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국이 표방하는 그 어떤 다자회담에도 더 이상 기대를 가질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미국의 다자회담 주장은 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 대한 고립압살 행위를 가리는 위장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다"면서 그같이 주장했다.

이 성명은 한.미.일 3국이 최근 합의하고, 중국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북핵 관련 5자회담(남북, 미.일.중)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명은 이어 "우리는 날로 그 위험성이 현실화되고 있는 미국의 대조선 고립압살 전략에 대처한 정당방위 조치로서 자위적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윤영관(尹永寬)외교통상부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가 열린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북한이 다자대화를 거부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핵 문제를 논의할 필요성을 인정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이에 앞서 파월 장관은 북한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문제가 앞으로 수주일 안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ARF 23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 지지▶베이징 3자회담에 이은 다자대화 지속 촉구를 골자로 한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한편 파월 장관은 ARF 북한 대표인 허종 순회대사와 잠시 만나 다자회담 필요성을 거듭 표명했다고 미 국무부 관리가 밝혔다.
서울=최원기.정용수 기자, 프놈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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