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모든 요리사에게 꿈 같은 무대다. 흑돼지와 해산물 등 제주도에 워낙 신선하고 질 좋은 식재료가 많기 때문이다. 덕분에 제주도로 터를 옮긴 서울 맛집도 요리사도 늘었다. 삼시세끼 제주도 전통음식만 먹고 다니기 부담스럽다면 꼭 체크해두자.
샐러드앤미미
최근 제주도를 찾는 젊은 여성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통하는 레스토랑이다. 맛도 맛이지만 외관도 내부도 예쁜 이유가 크다. 샐러드앤미미는 귤 창고를 개조한 공간이다. 외관은 예전 창고의 분위기가 여실히 남아 있다. 주변이 온통 귤밭인 것도 특색이다. 오픈 키친, 고풍스러운 책장 등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꾸민 내부도 아늑한 분위기가 있다.
샐러드앤미미는 원래 서울 청담동에 자리한 캐주얼 레스토랑이었다. 현재 제주도에는 샐러드앤미미가 모두 세 곳 있다. 한경면 귤밭 안에 있는 데가 본점이다.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샐러드가 주요 메뉴다. 채소는 유기농법으로 생산하는 인근 제주도 농장에서 들여온다. 흑돼지ㆍ버섯ㆍ토마토ㆍ당귀 등 7∼8가지 토핑이 들어간 흑돼지 샐러드 피자와 딱새우 구운 우동이 인기 메뉴로 꼽힌다. 064-799-9941.
tip. 가게 뒤 귤밭은 레스토랑 구역이 아니다. 예쁘다고 함부로 들어가면 안된다.
이꼬이&stay
일본 가정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서울 심야식당 1세대라 불리는 정지원 셰프의 이촌동 ‘이꼬이’의 제주도 버전이다. 서울 이꼬이와 다른 점은 게스트하우스를 겸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꼬이 뒤에 ‘stay’가 붙었다. 1층이 식당이고 2∼3층에 객실 8개가 들어있다.
이꼬이&stay는 서울과 달리 아침식사로 유명하다. 투숙객은 물론이고 외부 손님까지 와서 아침을 먹는다. 밥과 된장국, 생선구이ㆍ해초조림 등 반찬 서너 가지가 나온다. 정갈하고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다. 웬만한 게스트하우스의 조식과 비교 자체가 안 된다. 음식은 정 셰프가 직접 만든다. 요즘은 서울 가게보다 제주도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단다. 저녁에는 단품 메뉴도 맛볼 수 있다. 딱새우가 들어간 우동샐러드, 삶은 고등어를 으깨 밥에 얹은 소보로 덮밥을 추천한다. 070-8239-9408.
tip. 숙박하지 않고 아침만 먹으려면 예약이 필수다.
르씨엘비
애월 해안도로 옆 소박하고 아름다운 레스토랑이다. 서울에서 내려온 김태효 셰프가 맛을 책임진다. 그는 서초 서래마을 오세득 셰프의 레스토랑 ‘줄라이’의 수셰프 출신이다. 프렌치 레스토랑이지만 대부분의 식재료를 제주도에서 공수한다. 한식 퓨전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달걀옷을 입힌 스테이크 요리는 한식의 육전과 닮았다. 보말(고둥)ㆍ감태 등으로 조리하는 보말파스타, 달팽이 대신 뿔소라로 맛을 내는 뿔소라 에스카르고, 등 특색 있는 메뉴가 그득하다. 모던한 느낌의 노출콘크리트 건물로 여성층에게 인기다. 애월 해변이 코 앞에 펼쳐진다. 064-712-1427
tip.애월 해안도로 애월항과 구엄포구 사이에 있다.
아일랜드 게코스
한국인보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술집. 제주도에 사는 외국인에게는 아지트로 통한다. 아일랜드 게코스는 서울 이태원의 ‘게코스 테라스’를 잇는다. 게코스 테라스는 1999년 문을 연 가게로, 이태원에 서양 펍 문화를 뿌리내린 가게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제주도에는 2007년에 오픈했는데, 당시만 해도 오후 9시만 되면 문을 닫는 가게가 많아 술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아일랜드 게코스는 자정을 넘겨 1시까지 문을 연다. 가게는 색달동 중문관광단지 인근에 있다. 제주도산 돼지고기로 만든 독일식 돈가스 슈니첼과 퀘사디아ㆍ치킨텐더가 인게 메뉴다. 064-739-0845.
tip. 제주도식 해산물 요리에 지겨워졌다면 추천.
백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