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형 감독 "대역전승은 생각도 안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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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전승 생각은 전혀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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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김태형 감독은 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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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1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PO(5전3승제) 4차전에서 11-9로 이겼다. 2-9 열세를 뒤집은 두산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 사상 최다 점수차 역전승을 기록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만든 두산은 정규시즌 2위 NC와 PO(5전3승제)를 치른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거의 힘든 경기였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쫓아가서 이겼다"며 "사실 대역전승 생각은 전혀 안했다. 어떻게 할 수 있었겠나"고 말했다. 대역전승을 이룬 감독답지 않게 침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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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두산은 기적을 만들었다. 5-9로 뒤진 9회 초 선두타자 오재원과 김재호가 연속안타를 날려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정수빈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1사 1·2루가 됐다. 넥센은 마무리 조상우를 투입했지만 두산 타자들의 불타오른 타격 상승세를 막을 수 없었다. 허경민은 1타점 좌전안타를 때렸고, 오재일이 볼넷을 얻어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4번타자 김현수는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려 8-9까지 쫓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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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까지는 멀지 않았다. 양의지이 날린 안타를 넥센 좌익수 문우람이 잡지 못했다. 넥센 수비수들이 허둥지둥하는 사이 김현수와 대주자 장민석까지 홈을 밟았다. 10-9로 역전했고, 최주환이 조상우의 폭투로 11-9까지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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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라서 총력전을 펼치지 않았다. 컨디션이 안 좋은 스와잭 대신 포스트시즌 선발 처음인 이현호를 선발로 내세웠다"며 "경기가 다 넘어간 9회에도 5차전을 대비해 타자들에게 넥센 불펜 조상우 투구 수를 늘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9회 김현수가 안타를 치면서 경기가 재미있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대역전승을 이루다니 기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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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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