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무성측 '우선추천≠전략공천' 여론전 적극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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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측근 인사들이 당내 일각에서 ‘전략공천’으로 이해되는 당헌·당규상 ‘우선추천지역제’가 전략공천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는 여론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지난 3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원칙은 포기할 수 없고 전략공천도 수용할 수 없다”며 “당헌·당규대로 공천하면 된다. 당헌·당규상 특별한 경우에 한해 우선추천지역제도를 실시토록 했는데 이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후 친박계는 “당헌 당규에 있는 내용을 시혜를 베풀듯 한다”며 김 대표를 비판했고, 친박계 뿐 아니라 일부 비박계 인사들도 “우선추천이 결국 전략공천 받아들인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며 김 대표가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이에 김 대표는 “공천룰은 별도 기구에 맡기고 당 대표로서 4대 개혁과 통합국사교과서 편찬에 집중하겠다. 다만 국민공천 추진과 전략공천 불가란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측근들에게 밝힌 뒤 공천 룰 논란의 전면에서 물러섰다.

그러나 이후로도 ‘우선추천=전략공천’이란 주장이 사그라들지 않자 측근들이 나서 여론전을 펼치기 시작한 거다.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이 전위에 섰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우선추천에 대해 설명하는 문자 메시지를 의원들과 기자들에게 돌린 데 이어 8일에도 같은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전했다. 주로 당헌 당규 개정 당시 상임전국위 발언을 근거로 해서다.

그는 “우선추천과 전략공천은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우선추천은 전략공천을 폐지하며 신설한 것을 여성·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의 추천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판단된 지역과 추천 신청자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지역에 한해 그것도 여론조사를 통해서 투명하게로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4년 당헌·당규 개정 당시 상임전국위원회 회의록에 기재된 친박계 인사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우선추천≠전략공천’이란 점을 강조했다.
“상임전국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김무성 당시 상임전국위원은 원안에 표시된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지역’이라는 부분이 자칫 당의 권력자들이 장난을 칠 우려가 있으니 삭제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에 대해 당시 황우여 대표는‘공모신청 후보자가 없을 때, 그 다음은 신청자는 있으나 경쟁력이 없을 때를 의미하며 자의적인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또 유기준 최고위원도 ‘공천 신청한 사람의 수가 없거나 적거나의 경우와는 별개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우를 대비해서 하는 것이며, 공천에서의 공백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넣은 규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최경환 당시 원내대표도 ‘과거 전략지역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도저히 경쟁력이 없는 경우 그냥 앉아서 질 것이냐 이런 상황에 대비해 아주 예외적으로 대비한 조항으로 과거 전략지역과 똑같은 거 아니냐는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이어 “이러한 논의를 거쳐 홍일표 의원이 오남용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여론조사 등을 참작하여’라는 요건을 넣자고 제안하여 현재의 당헌·당규가 만들어졌다”며 “결국 우선추천은 과거 선거 경쟁력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표적공천과 밀실공천 등 하향식 공천의 폐단을 낳았던 전략공천을 없애고, 도저히 경쟁력이 없는 경우 등 공천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고자 만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이처럼 당헌·당규의 취지와 해석이 명확함에도 당내에서 우선추천을 전략공천과 동일시하며 전략공천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향후 우선공천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바탕으로 당내 갈등을 유발하는 그 어떠한 시도도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도 거들었다. 그도 이날 의원들에게 ‘상임전국위 회의록을 통해 본 우선추천지역제도의 도입취지와 내용’이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 '당시 상임전국위원들의 발언을 종합하여 볼 때 우선추천지역은 과거 특정인물이나 선거전략 상 특정 지역에 대하여 전략공천을 했던 것과는 달리 추천 신청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당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경우에 한해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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