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지율 떨어진 트럼프 "중도 하차 한 번도 생각 안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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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공화당 1위 주자로 독주했던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율이 정점을 찍고 떨어지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6일(현지시간) CNN 인터뷰 중 지지율 정체로 인한 중도 사퇴에 대해 질문을 받자 “여론 조사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데 내가 왜 나가는가”라며 발끈했다. 그는 “나는 어디 가지 않는다”며 “중도 하차는 생각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내가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할 것이고 그게 내 대답”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에 나와서도 중도 하차설에 대해 “거짓 보도”라고 말했다.

지난 4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NBC뉴스의 공동 여론 조사에선 그간의 단독 질주가 무뎌지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대선의 풍향계인 아이오와주 조사에서 트럼프는 24%로 1위를 지키며 경쟁자인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벤 카슨(19%)에 앞섰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 다른 후보들은 두 자릿수를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지지율은 지난달 같은 기관 조사 때의 29%보다 하락했다. 뉴햄프셔주 조사에서도 트럼프는 21%를 얻어 1위를 유지하면서도 지난달 28%에서 떨어졌다. 이곳에서 트럼프와 2위 주자와의 격차는 지난달 16%포인트에서 이번엔 5%포인트로 대폭 줄었다.

트럼프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선 오히려 자신이 없으면 공화당 경선이 망가진다는 주장을 내놨다. 그는 자신의 중도 하차가 미칠 영향에 대해 “(공화당) 경선이 크게 무너지고 TV 시청률도 크게 추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이 빠지면 “경선이 따분해진다”고 근거를 댔다.

트럼프는 이날 최근 지지율 상승 조짐을 보이는 경쟁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에 대해 “은행(계좌)에 12달러가 있다”며 재정 문제를 공격했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대학 학자금 대출로 졸업 후에도 고생을 했던 데다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8만 달러(약 9300만원)짜리 보트를 구입해 구설에 올랐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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