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조흥銀 파업 '노 코멘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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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노조가 실력행사에 돌입한 가운데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18일 취임 후 처음으로 시중.지방은행장 22명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홍석주 조흥은행장도 참석했다.

盧대통령은 그러나 조흥은행 사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신 장기적인 금융권 운영 구상을 주로 얘기했다.

盧대통령은 "금융은 자율과 시장원리에 따라 원칙대로 하겠다"며 "앞으로 금융 부실은 정부가 치유하겠지만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금융기관이 책임을 지고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계속돼 금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몇몇 국책은행 외에 모든 은행이 자율권을 확보하고 시장원리에 따라 독립경영을 하게 된 것은 큰 성과"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盧대통령은 "청와대.정부 관계자들이 부인해도 정보지나 기사에서 끊임없이 은행장 인사 얘기가 나오더라"며 "혹시 경제부총리가 따로 하는 일이 있나 물어보기도 했지만 아니라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이어 "옛날에는 (정부가)은행대출에도 관여했으나 현 정부는 은행장 인사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은행장을 모아놓고 말하면 또 관치금융을 한다고 할까봐 '잘하는구나'라며 그냥 보고만 있었다"고도 했다.

은행장들에게 盧대통령은 "국가 경제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위기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기업에 대한 일상적인 평가 및 감사 기능을 잘 수행해 달라"는 주문도 했다. 신용불량자 문제에 대해선 "본인들의 잘못이 있긴 하지만 정부나 금융권도 무관하지 않은 만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두차례 했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이날 매각.파업 등과 관련, 이정재 금감위원장과 자주 귓속말을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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