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 대통령 떠난 뉴욕서 윤병세 외교장관…북 도발 저지 외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사진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3박4일 간의 유엔 정상외교를 마친 후 귀국한 가운데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뉴욕에 남아 ‘힘 보태기’ 외교를 하고 있다. 윤 장관은 29일(현지시간) 오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시작으로 태국, 필리핀, 영국 등과 외교장관들과 만나 북핵 저지 외교 등 활발한 양자외교를 펼치고 있다.

29일 오전 뉴욕 맨해튼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북한 추가 도발 저지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회의는 윤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참가해 북한 문제에 대한 3국 공조를 확인했다.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3국 외교수장들은 북한이 추가 도발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고 추가 도발 시 강력하게 대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담 후 윤 장관은 “이미 안보리에서 상당한 검토 이뤄지고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 취할 것”이라며 “이번엔 이전보다 더 강한, 북한이 아플수 밖에 없는 조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금융 제재 등 제재 방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북한은 경제적으로, 외교적으로 더 고립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3국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북한 문제 외에 일본의 안보법안, 유엔 평화유지활동, 보건 분야 등에 대한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특히 3국 외교장관들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가 한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투명하게 이행되어야 한다는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윤 장관은 29일 오후에도 태국, 필리핀, 스리랑카, 알바니아, 아랍연맹 등과도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한반도 정세와 양자 현안 등을 논의했다. 돈 프라뭇위나이 태국 외교장관에게는 “태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서 건설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협력을 요청했다. 앨버트 델 로사리오 필리핀 외교장관과의 회담 때는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협조를 부탁했다.

윤 장관은 영국 필립 하몬드 외교장관과도 양자회담을 가졌다. 윤 장관은 회담에서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 즈음 북한의 추가적인 전략적 도발 가능성 우려가 있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이고 단합된 저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몬드 장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 우려에 공감한다”며 “영국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답했다. 영국은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와 함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다.

윤 장관은 기후·에너지에 관한 주요경제국포럼(MEF)에 참가했다. 케리 미 국무장관 주재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주요 17개 회원국이 참석해 기후변화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

윤 장관은 30일 오전(현지시간)에는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한다. 한ㆍ일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10월 말~11월 초 개최가 유력한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다. 일본의 안보법안,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 등 다양한 양자 현안도 논의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