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엔 총장 오찬에 오바마 20분 늦어, 지각대장 푸틴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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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이 뉴욕 유엔 본부에서 주최한 오찬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냉랭한 표정으로 술잔을 들고 있다. [뉴욕 AP=뉴시스]

유엔 총회를 맞아 28일(현지시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주최한 오찬 행사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대거 지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분 가량 늦었고, 푸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 보다 좀 더 늦었다. 푸틴 대통령은 반 총장이 토스트를 만들러 간 사이 오바마 대통령과 떨어진 자리에 슬쩍 앉았다.

오찬은 매년 유엔 총회마다 열리는 연례행사로 유엔 193개국의 귀빈(VIP)을 초청하는 이벤트다. 이날 오찬 자리는 예정된 시간이 되어도 반 총장을 비롯해 귀빈들이 다수 보이지 않았다. 오전 일정이 길어진 탓이다. 보통 총회에서 각국 정상들이 15분 가량 연설을 하는데 이날은 정상들의 연설이 길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43분간 연설 했다. 반 총장도 일대일 면담 일정으로 지각했다. 반 총장이 도착했을 때까지도 10자리 이상 비어 있었다.

반 총장은 “교황과 샤키라(가수)를 한 무대에 부를 수 있는 건 유엔 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도를 해야 할지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더라”며 농담을 했다. 그는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헐리우드 스타 마이클 더글라스도 그 자리에 있었다”며 “환상적인 음악을 갖춘 블럭버스터 무비를 만들 수도 있지만 그들 모두 평화를 만들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말에 각국 정상들의 박수가 터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리를 옮겨 다니며 반 총장과 다른 국가 정상들과 건배를 나눴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자리에 앉아 묵묵히 식사에 열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답사를 통해 “이번 총회가 각국 정상들이 기후변화, 인도적 위기 등에 대한 공동 대처 의지를 다지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반 총장, 오바마 대통령, 푸틴 대통령,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무함마드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하인츠 피셔 오스트리아 대통령,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헤드 테이블에 앉았다. 이날 반 총장이 선보인 오찬 메인 요리는 사탕무를 곁들인 카라멜 립과 버터호두가 들어간 퓌레, 보르드레즈 소스를 얹은 곰보버섯이 나왔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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