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에게 총은 목숨이라더니…10년간 19정 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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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이 최근 10년간 19정의 총기를 분실했고, 이 중 7정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국방부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다. 정 의원 측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간 육군이 12정, 해군 6정, 공군 1정의 총기를 잃어버렸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총기는 회수를 했지만 육군의 K-1소총 1정과 45구경 권총 3정, 해군의 K-1소총 1정과 K-201유탄발사기 1정 등 2정, 공군의 권총 1정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정 의원 측은 "육군의 K-1소총 1정, 해군의 K-1소총 1정과 K-201유탄발사기 1정 등 3정은 해상 훈련도중 총기 관리 미숙으로 물에 빠뜨렸다"며 "공군의 권총 1정은 전투기 추락사고로 분실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09년 1월 경북 소재 육군 모 부대에서 사라진 45구경 권총 3정은 해당부대는 연대장이 교체되는 과정에서 권총이 사라진 사실을 발견했다. 군 당국은 물자담당관으로 근무하다 전역한 예비역 중사 A씨를 총기를 훔친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벌였고 A씨는 구속기소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A씨는 무죄판결을 받았고 결국 아직까지도 사라진 권총 3정을 찾지 못한 상태다. 정 의원측은 "사라진 권총 3정이 군 내부의 누군가에 의해 외부로 빼돌려졌고 현재 은밀하게 시중에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라며 "군 당국의 총기 분실 과정들을 살펴보면 총기 관리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탄약 관리도 엉망이었다. 지난 2006년 1월 육군 모 부대에서 근무했던 예비역 중사 B씨가 은행 강도 목적으로 간이 무기고에서 K-2소총 2정, 실탄 700발, 수류탄 6발을 훔쳤고 이를 29일 만에 회수했다. 또, 2007년 2월에는 육군 소속 C 원사가 45구경 권총을 휴대한 채 술을 마시다 택시에서 권총을 분실했고 이후 택시기사의 신고로 겨우 찾았다. 2008년 7월에도 육군 D 중위가 대대장의 부대지휘에 불만을 품고 K-5권총을 훔쳐 부대앞 도로변에 유기한 것을 33일 만에 회수하기도 했다. 또, 해군에서는 5.56mm실탄과 공포탄, CALA4보통탄, 40mm고폭탄, 수류탄 등 모두 25발의 탄약이 분실됐다. 특히 5.56mm실탄 2발과 40mm고폭탄 1발, 수류탄 1발은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

정미경 의원은 "총기와 탄약은 생명과 직결되는 중요한 장비"라며 "군 당국은 어떤 이유에서든 분실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기 및 탄약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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