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맨 '모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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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영업.기획.리스크관리.채권회수 등 카드업계의 전 분야에서 삼성카드 출신들이 맹활약을 하고 있다. 삼성카드가 카드업계의 '인재사관학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7일 삼성카드 이병구(53)전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했다. 李사장은 1974년 삼성그룹 공채로 삼성생명에 입사, 88년 삼성카드 설립과 함께 자리를 옮겨 신용관리실장.영업총괄 전무를 거쳐 최근까지 리스크관리 총괄전무로 재직해 왔다. 그는 리스크관리 분야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 최고의 실력파.

외환카드가 지난 4월 초 영입한 이주훈(56)부사장은 스톡옵션을 포함해 24억원이라는 엄청난 몸값을 받고 스카우트됐다는 얘기가 돌았다.

'이적료'는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으로 밝혀졌지만 외환카드는 삼성카드 중부사업부장(상무)으로 업계 최고의 영업통인 李부사장을 수혈받아 영업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李부사장은 이주석 서울지방국세청장의 친형이다.

국내 카드사들로부터 부실채권을 대대적으로 매입한 미국계 펀드 론스타가 최근 임원으로 영입한 김찬경(46)씨는 삼성카드에서 잔뼈가 굵은 채권분야 전문가다.

지난해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한 신한카드로 자리를 옮긴 김문한(51) 신한카드 부사장도 삼성카드 출신 영업기획통. 삼성카드 태평로 지점장을 지낸 그는 지난해 6월 초 신한카드의 영업추진팀 팀장(이사대우)으로 옮긴 뒤 6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우수한 인력이 자리를 옮기는 것은 기업 입장에선 일시적 손실이지만 새로운 인재를 꾸준히 발굴해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며 "인재를 제일로 여기는 기업문화 속에서 기초를 쌓은 분들이라 어디 가든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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