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사상 첫 3%대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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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채 금리가 16일 사상 처음으로 연 3%대로 떨어졌다. 경기가 계속 나빠지면서 떼일 염려가 없는 국채 투자로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등 통화당국은 금리의 급격한 하락을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국채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원화 환율도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이날 한때 달러당 1천1백90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장기 금리의 기준이 되는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1%포인트 급락한 연 3.95%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장기 금리는 하루짜리 콜금리(연 4%)에 비해 낮아졌다.

이와 관련,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장기 금리 급락은 비정상적이며 오래갈 수 없다"고 경고했으나 일시적으로 금리 하락세가 주춤하는 효과를 거뒀을 뿐 추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은은 단기 금리가 장기보다 높은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떠도는 돈이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으로 몰리는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시중 자금이 국고채에 몰리고 있는 데다 정부가 이날 국고채 수익률 하락을 막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지 않고, 주가마저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경기가 바닥을 치고 좋아지는 신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국고채 금리가 3%대에서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때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천1백89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정부 개입에 대한 경계심리가 확산하면서 하락폭이 줄어 결국 전날보다 1.6원 떨어진 1천1백90.3원으로 마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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