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전 불법주차 벌금 낸 남자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한 남성이 40년 전 대학에서 뗀 불법주차 스티커의 벌금을 냈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브라스카주의 사우스 수에 사는 켄트 브로이힐은 최근 자신이 다녔던 네브라스카-링컨대학에 100달러짜리 수표를 보냈다. 40년 전 대학 구내에서 캠퍼스 경찰에게 뗀 불법주차 스티커의 벌금을 내기 위해서였다.

브로이힐은 1974년 졸업반일 때 벌금을 내기 위해 캠퍼스 경찰서에 찾아갔지만 "벌금은 현금으로만 납부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경찰은 수중에 현금이 없다는 그에게 “가능한 빨리 벌금을 납부하라”며 돌려보냈다.

브로이힐은 최근 대학 동창과 대화를 하던 중 40년 전 불법주차 스티커를 기억해 냈고, 자신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벌금이 정확히 얼마였는지 기억하지 못한 그는 사연을 적은 편지와 함께 대학에 100달러 수표를 보냈다.

네브라스카-링컨대학의 주차·교통담당국은 편지를 받은 뒤 과거 불법주차 관련기록을 찾아봤으나 브로이힐의 이름은 발견되지 않았다. 대학 측은 “1980년대 미납된 불법주차 벌금을 대손처리한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학은 감사인사와 함께 수표를 브로이힐에게 돌려보냈다. 그가 미납한 벌금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100달러는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였다.
브로이힐은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십 년이 지났어도 내가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견디기 힘들었다. 졸업 이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 벌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나는 약속을 지켰고 벌금을 냈다”며 웃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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