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연 1.5%로 동결…석달째 동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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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석달째 동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본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지난달과 같은 연 1.5%로 정했다. 한국은행은 앞서 지난 6월 1.75%였던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1.5%로 내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올 하반기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기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된다. 자본유출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부담스럽다. 연준이 금리인상에 착수할 경우 신흥국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1100조원에 달하는 가계대출 문제는 한국은행의 금리카드 운신폭을 제한했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4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 인하하며 사상최저인 1.5%로 낮춰 더 이상 낮출 여력도 많지 않다는 게 그간 시장의 전망이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한국경제 회복세가 느려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8월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4.7% 하락하며 2009년 8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고 8월 취업자 증가수도 25만6000명에 그치는 등 주요 경제 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HSBC와 BNP파리바, 호주뉴질랜드(ANZ) 은행과 같은 해외 투자은행(IB)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금통위원들은 일단 금리 동결조치를 내리고 향후 미국 금리 인상 여부를 비롯한 대내외 환경을 좀 더 관망하자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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