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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중국 경제 경착륙 없다"

중앙일보

입력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앞으로 위안화 가치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10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하계 다보스포럼) 개막 축사를 통해 "(중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기복이 있고 이를 가볍게 보지 않는다. 현재 시의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어 경착륙은 없을 것이고 이는 빈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주가 폭락 이후 확산하고 있는 중국경제 위기론을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구체적 수치를 열거하며 중국경제위기론을 반박했다. 예컨대 올 상반기 중국의 세계경제성장 기여율은 30포인트인데 이는 중국 경제가 세계경제 위기의 발원지가 아니라 세계경제 성장의 원동력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유커(遊客·중국 관광객)까지 동원했다. 리 총리에 따르면 지난해 유커는 1억 명에 달했는데 올 상반기는 지난해 동기 대비 10%가 늘었다. 유커가 세계를 돌며 소비를 하는데 이는 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개인 수입 증가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그는 정책에 대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경제는 성장률 하향 조정 압력에 시달렸지만 통화팽창 정책을 쓰지 않았고 개혁 조치와 내수 활력으로 버텼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외견상 기복이 있지만 전체로는 안정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그 와중에 어려움도 있지만 중국인들의 창업과 혁신 정신으로 극복할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9일 열린 세계 주요 기업 경영자 200여 명과 가진 포럼에서 위안화 가치 '중간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3년간 위안화의 실질실효환율은 15%가 올랐고 현재 환율은 안정적이다. 더 이상 환율을 올릴 여지가 없다. 앞으로 환율은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당 6.47위안 정도인 현재의 환율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세 차례에 걸쳐 4.66%나 하향 조정했다. 이후 중국 경기 둔화세가 생각보다 더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리 총리는 또 "위안화 가치절하는 국제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환율을 조정해 수출을 촉진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 환율전쟁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불안한 주식 시장과 관련 리 총리는 "만연한 시장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각종 조치를 취했으며 현재 금융 시스템상의 위험은 막았다. 앞으로 증시는 지속적인 시장화와 투명화·법치화를 통해 장기적 자본시장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리 총리는 "현재 중앙정부의 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20%로 국제기준으로 낮은 수준이며 지방채무의 70%는 회수 가능한 투자성 채무여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성장의 새로운 청사진'을 주제로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하계 포럼에는 세계 90개국에서 기업인과 정부인사 등 1700여 명이 참석해 최근 중국경제 위기론과 관련 큰 관심을 보였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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